고부가가치 선박··· 고도의 건조기술과 노하우 필요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삼성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이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을 2척씩 수주했다. 추가 발주를 기대할 수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사들이 희망을 걸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초대형 에탄 운반선 2척을 약 2억2000만달러(2620억여원)을 수주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는 최근 매출액의 3.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계약기간은 2022년 6월 30일까지다.
에탄운반선은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생산된 에탄(ethane)을 운반하기 위해 고안됐다. 에탄을 액화해 화물창 내 온도를 영하 94도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운반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마찬가지로 고도의 건조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에탄은 천연가스 등에서 추출되며 납사(나프타)와 함께 석유화학 산업의 주요 원료다. 셰일가스의 주성분은 메탄과 에탄, 프로판 등으로 메탄 90%, 에탄 5%, 프로판 2% 정도의 비율로 생산된다.
에틸렌은 에탄을 열분해해 제조할 수 있는데 납사에서 제조하는 기존 방식보다 원재료비가 저렴해 석유화학업체들이 에탄 분해설비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추가 발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VLEC 6척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건조 계약을 포함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한 VLEC 18척 중 11척(61%)를 주주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VLEC는 향후 미국, 노르웨이 등 에탄 수출국이 생산량을 늘릴 경우 추가 발주가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독보적인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우월적 시장 지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조선해양도 최근 아시아 소재 선주사와 9만8000㎥급 초대형 에탄운반선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2억2000만달러(2620억여원)다. 이는 최근 매출액의 4.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계약 기간은 2022년 5월 31일까지다.
이번에 수주한 에탄운반선은 올해 세계에서 처음 발주됐으며 길이 230m, 폭 36.6m, 높이 22.8m 규모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해 2022년 상반기에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계약에 동급 선박 1척 옵션이 포함돼 있어 추가 수주를 기대한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세계 선박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고객 맞춤형 신기술 개발과 비대면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LNG선 6척을 포함해 25척을 수주했으며 연내 추가수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