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이 쏘아올린 AI 논란, 창작물 도둑질인가 기술의 발전인가?"...AI 활용 둘러싼 갑론을박 이어져
"웹툰이 쏘아올린 AI 논란, 창작물 도둑질인가 기술의 발전인가?"...AI 활용 둘러싼 갑론을박 이어져
  • 임남현 기자 nhlim@dailyenews.co.kr
  • 승인 2023.06.0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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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업계 및 독자들 사이서 AI웹툰 보이콧 운동까지 번져
최근 생성형 AI를 두고 웹툰계에서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데일리e뉴스)

최근 생성형 AI를 두고 웹툰, 일러스트 업계에서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활용 영역이 점차 넓어지며 이를 둘러싸고 창작의 영역에서 어디까지 허용이 가능한지, 학습 데이터 저작권에 대한 규정 등이 주요 논점이다.

이런 논쟁이 붉어진 가장 큰 이유는 지난달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한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이라는 작품이 원인이었다.

앞서 5월 22일 연재를 시작한 해당 작품은 현재 일부 장면들이 AI로 제작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독자들은 해당 작품의 특정 장면들이 지나치게 어색하고 다른 유명 작품의 캐릭터가 연상되는 이미지가 사용되었다고 지적했다. 

SNS를 통해 논란이 확산되자 웹툰을 제작한 블루라인 스튜디오는 AI 사용에 대한 입장문을 공개했다. 

블루라인 스튜디오은 보다 자연스러운 작화를 위해 작업 마지막 단계에서 AI를 이용한 보정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블루라인 스튜디오는 AI 보정이 들어간 컷을 삭제, 수정한 후 재업로드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제작사 측의 입장문 공개에도 해당 작품은 같은 요일에 연재되는 타 작품들이 평점 9점대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3점대를 겨우 넘기는 건 물론 최신화까지 작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AI 활용 논란이 있었던 네이버웹툰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해당 작품은 AI 논란으로 인해 작품 평가 기준이 타 작품 대비 낮은 상태다. (사진=네이버웹툰)

결국 연재 플랫폼인 네이버 측은 웹툰 공모전 지원자를 대상으로 AI를 활용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마련, 기존 작가들 또한 AI 활용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 독자들의 민감한 반응은 이미 예측된 결과였다.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AI가 이슈가 되기 시작하자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과 같은 일러스트 및 그림 창작 분야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작권이었다. 

AI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특히 품질이 높은 콘텐츠를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AI에 적용해야 한다. 해당 과정에서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기존 웹툰 등에 적용된 콘텐츠들이 이용될 가능성은 아주 높다.

또한 이런 학습 과정을 바탕으로 제작된 AI 콘텐츠를 과연 AI 사용자의 순수 콘텐츠로 여겨야하는지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현행법상 AI를 활용한 창작물은 콘텐츠를 생산한 자가 저작권자로 분류된다. 아무리 학습과정을 통해 다른 창작자와 유사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하더라도 법적으로만 본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는 것이다.

단순히 개인 창작의 영역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상업적 일러스트나 웹툰에 이를 적용한다면 기존 창작들과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게 분명하다.

누군가가 오랜 기간 동안 작업한 결과물과 AI를 통해 단기간에 만들어진 작품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옳지 않을뿐더러 결과적으로는 타인의 창작물을 멋대로 사용했다는 의식 때문이다. 이번에 이슈가 된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도 제작사 측에서 해명을 했음에도 비판은 여전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실제 네이버 아마추어 웹툰 코너인 도전만화에서는 AI웹툰 보이콧이라는 썸네일을 단 콘텐츠와 해시태그가 도배되며 작가 지망생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마추어 웹툰 연재 코너인 도전웹툰에서 조회수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AI웹툰 보이콧 관련 게시글. (사진=네이버웹툰)

반면 AI가 보조적인 방식으로 사용되는 것은 오히려 창작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간 연재 웹툰은 약 70~80컷을 기본으로 연재되고 있다. 스토리 설정, 콘티 제작, 그림, 채색과 같은 작업이 모두 일주일 안에 이뤄져야 하며 검수 시간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주간 연재를 진행하는 웹툰 작가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인기 웹툰 작가가 과중한 노동강도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던 만큼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나이나 신체적 이유로 기존에 해오던 창작활동을 이어갈 수 없는 작가들에게도 AI는 새로운 작업 도구가 될 수 있다.

생성형 AI는 아직까지 활용에 대한 규제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이미지편집=데일리e뉴스)

다만 아직까지는 AI를 활용하는 것이 어디까지가 보조적인 수단이고 어디까지가 주요 수단인지에 대한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관련 규제를 정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웹툰, 일러스트 외 음악, 문학과 같은 분야에서도 향후 비슷한 논란이 예상되는 만큼 초기에 규제를 확고히 정해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AI 활용을 이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 유럽 소비자 기구(BEUC)는 지난 4월 생성형 AI의 데이터 수집 및 창작물 저작권 논란에 대해 "AI는 분명 우리 사회에 가져다줄 수 있는 이점이 많지만 아직까지 AI로 인해 사람들이 겪을 피해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부정적인 면에 대한 충분한 보호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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