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운영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개막 초기에는 하루 온열 환자가 수백 명이 나오고 준비 부족과 시설 미비, 운영 미숙에 대한 말이 많았으나 중반으로 접어들며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새만금 잼버리는 4만3000여명의 세계 각국 청소년들이 캠핑을 하며 친선과 우의를 다지는 평화와 우정의 무대로 출발했지만 초기에는 문제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나무 하나 없는 허허벌판, 갯벌에 텐트를 쳐 밤이면 벌레가, 낮에는 폭염이 참가자들을 어렵게 했다. 휴지를 사기 위해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식사도 빈약하고, 화장실은 불결하다는 불만이 나왔다.
급기야는 4500명을 파견한 영국, 1500명의 대원이 참가한 미국이 철수하자 대회 축소나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조직위가 각국 대표들과 긴급회의를 열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로 결정해 축소 논란은 일단락됐다.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냉동차와 생수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지시하면서 60억원을 긴급 투입하기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가 새만금 잼버리를 챙기겠다고 선언했다. 여가부 장관은 현지에 숙소를 마련해 묵어가며 대회를 지원하기에 이르렀다.
더 감사한 것은 기업과 국민들의 대회 성공을 향한 성원이다. 삼성전자는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수원, 평택, 화성 반도체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불교계는 전국 170개 사찰을 잼버리 청소년들의 숙소와 체험 프로그램 장소로 제공한다. 많은 기업과 서울대병원 등 의료기관도 도움의 손길을 제공했다.
새만금 잼버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과 달리 정치권은 책임 논쟁을 벌이는데 지금은 책임 소재를 따지기보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급하다. 김관영 전북 지사가 6일 준비 소홀과 운영 미숙에 대해 공식 사과했는데 논쟁은 이것으로 끝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을, 국민의힘은 전임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데 이런 논쟁은 새만금 잼버리의 성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잼버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해 윤석열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어느 정부나 정권의 행사가 아니다. 국가적인 행사이고 세계 청소년들의 행사다.
대통령실은 6일 “지금은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차후에 부실 대응에 대한 조사나 감사원 감사가 이뤄지느냐는 질문에 “그런 문제들은 정치권과 언론에서 제기할 수 있지만 정부는 총력 대응에만 집중하려고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새만금 잼버리는 한국을 세계에 알릴 최고의 기회다. 공교롭게도 지구 열대화로 폭염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이번 대회를 잘 마무리한다면 새만금과 한국은 세계인의 기억 속에 각인될 것이다.
이제 12일까지 6일이나 남았는데 그동안 조직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의 지원, 기업과 국민의 성원이 더해지면 25회 세계 잼버리는 분명 성공할 것이다. 이처럼 좋은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모른다. 고성 잼버리가 30년 전에 열린 점을 감안하면 빨라야 30년은 지나야 한국에서 잼버리 대회가 또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번 대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