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나 유튜브 등에 공개되는 CF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생성형 AI가 적용된 광고라는 것이다.
챗GPT의 등장 이후 생성형 AI는 전문가들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도구가 됐다.
이제는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에서도 과제나 수업에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이 낯설지 않을 정도다.
짧은 글부터 그래픽, 영상까지 생성형 AI의 영역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챗GPT를 비롯해 스노우 AI 필터, 미드저니 등은 일상 생활에 빠르게 스며들었다.
스노우 AI 필터는 출시 2주만에 SNS에서 1만 건 이상 언급되었고 초기 이틀 간은 아예 서비스 접속이 불가능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챗GPT도 큰 화제성을 이어가며 단순히 프로그램, 서비스의 이름이 아닌 AI의 대명사로 자리잡기도 했다.
이처럼 AI가 일상에 퍼지며 AI를 업무에 이용하는 것 역시 이전보다 거부감이 적어지고 있다.
초기 AI를 업무나 과제 등에 이용하는 건 일종의 부정행위라는 인식이 있었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기존 인간 창작자들의 작품을 학습해 만들어낸, 타인의 창작물을 멋대로 사용한 결과라는 주장이었다.
실제 지난 5월 연재를 시작한 네이버 웹툰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이라는 웹툰은 작품에 AI 보정을 사용하며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제작사는 AI 보정이 들어간 컷을 삭제, 수정한 후 재업로드 했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작품을 평가하는 별점은 같은 요일에 연재되는 다른 작품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댓글 역시 비판글이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최근 제작되는 AI 제작 광고나 창작물에는 이같은 반응이 점차 적어지고 있다.
물론 AI를 활용했다는 점을 미리 고지했다는 것도 이전과 다른 점이지만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고 AI가 만들어낸 콘텐츠를 전문가가 검수하며 퀄리티 자체를 높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라 비용, 시간 절감에도 효과적이라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업무 진행이 가능해 제작자 입장에서도 굳이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ABACO)는 AiSAC(아이작)을 선보이며 AI 광고 창작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문제는 이제 이같은 AI 활용 창작물에 점차 지처가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에 광고 제작자 및 개발자는 물론 일부 소비자들도 피로감을 느낀다는 것.
특히 AI가 발전할 수록 이와 관련해 저작권, 윤리성, 고용 불안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며 이슈 자체에 대한 거부감, 불안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변화 피로'라는 명칭으로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에 지적되기도 했다.
미국 정보 기술 연구자문 회사인 가트너(Gartner)는 원격 근무처럼 근무 환경의 변혁을 겪으며 직장인 5명 중 4명이 직장과 사회적 불확실성에 지쳐 변화 피로감을 호소한다고 주장했다.
지나치게 빠른 사회적 변화에 도태되고 싶어지지 않는 심리, 여기서 파생된 압박감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발현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의 등장 이후 AI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진 및 소비자의 요구가 점차 늘어나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피로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AI의 빠른 발전이 산업계 전체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건 사실이나 현직 개발자나 업계 관계자들이 느끼는 부담감과 피로도가 커질 수록 향후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