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내로남불' LG유플러스가 주는 씁쓸함
[데스크 칼럼] '내로남불' LG유플러스가 주는 씁쓸함
  • 전수영 기자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19.09.27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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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수영 경제산업부장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이동통신 업계 3위인 LG유플러스가 유선방송 및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CJ헬로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CJ헬로 인수가 완료되면 LG유플러스는 방송-통신 융합을 이루게 돼 양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3년 전과는 사뭇 다르다. LG유플러스는 3년 전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하려고 했을 때 강력히 반발했다. 이동통신업계 1위 업체가 유선방송업계 1위 사업자를 인수할 경우 두 시장 모두 SK텔레콤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동통신 업계 3위 업체로서는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시장점유율을 더 뺏기면 존립마저 크게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관계당국은 합병을 불허했고 LG유플러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당시 SK텔레콤이 내세웠던 방송-통신의 융합이란 명제도 먹히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LG유플러스가 방송-통신 융합을 은근슬쩍 앞세운다. 그렇다고 목소리를 크게 내지는 않는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이미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방송-통신의 융합이 LG유플러스의 최종 목표일까? 반 정도만 맞는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시장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과 통신 모두 잡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이미 유선방송 시장은 고사할 위기에 놓여있다. 현재 유선방송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이 미미하다. 그나마 홈쇼핑 업체들이 내는 채널사용료로 근근이 버티고 있을 뿐이다. 그냥 두면 몇 년 내 문을 닫을 유선방송사업자가 생길 판이다.

알뜰폰 시장도 유선방송 시장처럼 계속 움츠러들고 있다. 이동통신 계열사들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여기에 CJ헬로 비중도 적지 않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앞두고 알뜰폰 사업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하지만 이동통신 계열사와 CJ헬로를 제외하면 나머지 사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기자들까지 불러 상생안을 발표했지만 이를 두고 '정부의 합병 심사를 앞두고 벌이는 쇼'라는 얘기까지 돌았다.

이런 얘기까지 들으면서 LG유플러스가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방송과 통신의 무게중심은 한참 전부터 통신으로 기울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TV도, 유튜브도 시청할 수 있고 동영상도 촬영하고 사진도 찍고 일정관리도 할 수 있으니 갈수록 유선방송 의존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결국 LG유플러스는 CJ헬로의 유선방송 가입자와 알뜰폰 가입자를 자사로 편입시켜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게끔 해 실적을 높이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경쟁사들도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경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5G 시장이 열리자마자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경쟁사마저도 놀랐다. 공시지원금을 한참 올려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다가 어느 정도 끝나자 과열된 마케팅에 대해 수사해달라고 자진신고까지 하며 경쟁사를 두 번 놀라게 했다.

앞서 말했듯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최종 목표는 유선방송 시장의 활성화가 아닌 CJ헬로 가입자를 자사 이통서비스로 전환시키는 것일 테다. LG유플러스도 이를 강하게 부인하지 않는다. 이 같은 LG유플러스의 모습이 시쳇말로 '내로남불'이라는 단어와 딱 들어맞아 조금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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