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선명한 화질과 무채색 지구
[데스크 칼럼] 선명한 화질과 무채색 지구
  • 전수영 기자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19.10.30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수영 경제산업부장
전수영 경제산업부장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의 저감을 위해 각국에서 다양한 저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후변화가 어떤 재앙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산업화가 시작된 이후 인간은 점점 편해지고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점점 병들어 가고 있다.

온실가스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생하고 있지만 스트리밍 영상과 점점 커지고 있는 대화면 TV도 그중 하나다. 최근 프랑스 싱크탱크인 시프트 프로젝트(The Shift Project)의 Maxime Efoui-Hess는 30분의 영상을 시청하는 것은 이산화탄소 1.6kg을 배출하고 이는 자동차를 6.2km 운행할 때 발생되는 온실가스 양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스트리밍 영상이 직접적으로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는 않지만 영상을 전송하는 서버를 구동하기 위해 전기가 소모되고, 그 전기를 얻기 위해 쓰이는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양이 그만큼 된다는 것이다. 절대 적지 않은 양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로 발생한 온실가스양은 스페인이 1년간 배출한 양과 비슷하며 향후 6년 안에 그 양이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다. 전 세계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 이 같은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책임 의식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더 선명한 고화질의 영상을 서비스하기 위한 노력만 기울여 자신들의 지갑을 두툼하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사이 지구는 점점 더 시들어갈 뿐이다. 아직 이런 경고가 공론화되지 않아서인지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의 온실가스 저감 노력에 관한 얘기를 듣지 못했다.

스트리밍 영상뿐만 아니라 대화면 TV와 같은 동영상 시청 장치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한 요인이다. 미국의 환경단체인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에 따르면 4K 해상도 스크린은 고화질 스크린보다 약 30%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런데 지난해 8K TV가 등장했으니 에너지 사용량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의 눈으로 선명함의 차이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화면을 즐길 수 있겠지만 지구는 무채색으로 바뀌는 중이다. 전 세계 전자 회사들이 고화질 TV를 앞다퉈 출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공장 가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줄이기에만 나설 뿐 자신들이 만든 가전제품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줄이기는 뒤로 밀린 느낌이다.

인간이 편해질수록 자연은 그만큼 훼손된다. 편안히 집에 누워 초고화질 TV로 대자연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그 순간 멸종 위기에 놓인 북극곰은 더 작아진 빙하 위에서 더 줄어든 먹이를 찾아 헤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지금의 모두 산업화 과정을 멈추고 중세시대로의 회귀 또한 불가능하다. 결국 기술개발과 자연보호라는 두 가지 축을 함께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쉽지 않지만 해야만 하는 의무다. 조금은 불편하고 번거롭더라도 자연을 생각하는 생산과 소비의 지혜가 더욱 요구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만리재로 14 르네상스타워 1506호
  • 대표전화 : 02-586-8600
  • 팩스 : 02-582-8200
  • 편집국 : 02-586-8600
  • 광고마케팅국 : 02-586-86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남현
  • 법인명 : (주)데일리경제뉴스
  • 제호 : 데일리e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5140
  • 등록일 : 2018-04-25
  • 발행일 : 2018-05-01
  • 대표이사/발행인 : 김병호
  • 편집인 : 정수성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김병호 02--586-8600 dailyenews@naver.com
  • 데일리e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데일리e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e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