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던 전기차 모빌리티 서비스 등이 오히려 환경 오염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18일(현지시간)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대표적인 차량 공유 및 모빌리티 업체인 우버(Uber)와 리프트(Lyft)가 전기차량을 운행하더라도 충전소를 왕복할 때 데드헤드(Deadhead)가 급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데드헤드는 일종의 빈 승객, 요금을 지불하지 않는 이들을 뜻하는 용어다.
이번에는 운행되고 있는 모비리티 서비스에서 운전자가 충전만을 위해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승객이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충전만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교통 혼잡도 증가, 사고 위험 증가, 소음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
모빌리티 서비스는 특성상 일반 차량보다 연료 소비가 많다. 전기차의 경우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다만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도시에서는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기차 충전을 위해 비교적 원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내구도 감소, 충전요금 등도 추가적으로 지불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도로 혼잡도를 높이고 운전 중에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늘어난다.
도로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대신 전기차 수명을 단축시켜 생산, 폐기 시에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고 대기 오염까지도 야기할 수 있다는 것.
실제 연구진은 여행 상황을 가정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승차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 대비 여행 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40~45% 낮았지만 주행 중 발생되는 미세먼지는 조금 더 많았다.
또한 차량 충전을 이유로 승객을 태우지 않은 채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으며 이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비용이 더욱 높았다고 밝혔다.
물론 이런 주장은 시카고의 도로환경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모든 전기차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가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급속 충전기가 충분히 설치되어 있다면 전기차와 충전기를 생산하며 발생되는 온실가스보다 내연기관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상쇄할 수 있는 양이 더 많기 때문이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까지도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례로 올해 3월 영국 웨일스 정부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보 공량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BBC 보도가 나온 바 있으며 미국에서도 지속적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보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실질적인 전기차 1대당 충전기 비율은 0.5대 수준으로, 이마저도 다수가 수도권 지역에 밀집되어 있어 이용자들의 불편이 큰 상황이다.
이번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연구진도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겸손한 승리, 내연기관차의 친환경적 대안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환경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라며 "충전 인프라를 포함해 더 나은 대중 교통을 구축하는 것이 환경과 건강, 교통관련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