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인도의 쌀 수출 금지 조치 식량 가격 상승 및 국제 식량 안보로 이어져
[글로벌 트렌드] 인도의 쌀 수출 금지 조치 식량 가격 상승 및 국제 식량 안보로 이어져
  • 오현주 기자 oh_08@dailyenews.co.kr
  • 승인 2023.08.0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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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지난달 국내 곡물가 안정 위해 쌀 수출 금지 조치 취해...전 세계적으로 쌀 가격 상승
인도산 곡물 수입 의존 높은 아프리카, 식량 안보 문제 적신호 들어와
인도의 쌀 수출 금지가 시행된지 2주만에 전 세계적으로 쌀 가격이 상승하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미지편집=데일리e뉴스)

인도가 흰 쌀의 수출을 금지한지 약 2주 정도가 흐른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쌀 가격이 상승하고 향후 식량 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최근 제시되었다.

앞서 인도는 지난달 20일, 장립종 쌀 바스마티 품종 이외의 도정미 수출을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옥수수, 밀과 같은 곡물의 가격 안정을 위한 조치였다.

이같은 인도의 결정에 타격을 입은 건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주요 수입국들이었다.

전 세계 주요 쌀 수출국 순위 비교. (그래프=데일리e뉴스)

인도는 대표적인 쌀 수출 생산국 중 하나다. 

태국쌀수출체협회(Thai Rice Exporters Association)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도(1706만톤) ▲태국(602만톤) ▲베트남(601톤) ▲파키스탄(340만톤) ▲미국(190만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당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는 2위인 태국과 비교해 약 3배 가량의 쌀을 수출한 것이다.

인도의 벼 품종은 국내에서 소비하는 단립종(자포니카)와 달리 장립종(인디카)로, 동아시아 지역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소비하는 대표적인 품종이다.

특히 장립종은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만큼 2모작이나 3모작으로 재배되어 높은 공급량을 자랑한다. 그러나 인도 내에서 불규칙한 장마, 폭염이 이어지며 쌀 공급량도 영향을 미쳤다. 생산단계는 물론 보관, 유통에도 이전보다 많은 비용과 수고가 필요해졌다.

이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전 세계적인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도 이어지며 자국 내 쌀 수급이 어려워졌다.

극단적이고 급격한 기후변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은 인도의 쌀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pixabay)

이런 상황들로 인해 인도 정부가 결국 쌀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앙샤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경제학자는 인도 정부의 이번 쌀 수출 금지 조치가 올해 전 세계 곡물 가격 15%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쌀 가격이 14% 가량 상승해온 만큼 여기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이어진다면 주요 수입국들의 부담이 커지는 건 물론 향후 대처 마련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는 인도산 쌀의 시장 점유율이 80%가 넘는 주요 수입 국가다. (사진=pixabay)

문제는 인도의 이번 조치가 단순히 쌀 가격의 상승만으로 끝나지 않는단 사실이다.

쌀은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의 주요 식량 자원이다. 이중 아프리카 국가들은 인도산 쌀의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을 정도로 의존율이 높다. 

기아, 빈곤율이 높은 국가 밀집도가 높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주요 식량 중 하나인 쌀의 수입이 어려워진다는 건 사회 취약 계층들의 식량 안보 문제로 이어진다.

실제 인도 쌀의 수입국 중 하나인 남수단은 기후변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아를 야기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식량 생산국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나 내전, 열악한 인프라, 교육 인프라 부족, 높은 실업률로 현재 식량 안보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인도 쌀 수입이 막히면 현 수준보다 심각한 기아가 발생하게 된다.

유엔 식량 농업 기구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도의 쌀 수출 금지 조치는 실행 시점이 좋지 않다"며 "수출 금지 조치는 국제 무역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 또한 약화시킬 수 있다"고 걱정을 표했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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