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덮칠 태세다. 기상청은 6호 태풍 카눈이 9일 밤부터 비를 내리기 시작하다 10일 남해안에 상륙한 후 11일 수도권 등 내륙을 관통해 북한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고했다. 이번 카눈은 이동속도가 매우 느려 엄청난 피해를 낸다. 기상청은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촉구했다.
행정안전부는 카눈의 북상에 따라 8일 오후 5시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높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반지하, 급경사지, 지하차도, 하천 주변, 해안도로, 방파제 등 위험지역을 통제하도록 했다.
태풍이 올라오면서 25회 세계 잼버리도 새만금에서 긴급 철수, 서울 경기 충남 등 전국 8개 시도 183개 시설로 이동 배치됐다. 무려 45인승 대형 버스 1014대가 동원됐을 정도로 긴박하면서도 보기 드문 철수였다. 폭우가 올 경우 새만금 야영장이 침수될 우려가 있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카눈은 강원도에 최대 600m, 기타 지역도 200~300m의 많은 비를 내리고, 특히 바람이 강하게 분다고 한다. 어떤 형태든 피해가 나는 것은 불가피한데 중요한 것은 인명 피해와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태풍이나 폭우는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
우리는 지난해 울산지방을 강타해 막대한 피해를 낸 태풍 ‘힌남노’를 기억한다. 울산에서 강물이 넘어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고 7명이 숨졌다. 차를 빼러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도로 유실과 농경지 피해도 엄청났다.
올 7월에는 ‘미친 폭우’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충청도와 경상북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36명이 숨졌다. 산사태로 마을이 통째로 없어지고, 도로 유실과 농경지 유실, 주택과 비닐하우스 침수는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걱정되는 것은 작년의 힌남노, 올 7월의 폭우로 인한 피해복구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는데 또 태풍이 온다는 점이다. 지반이 약해진 상태인데 폭우가 오면 산사태나 도로 유실이 큰 걱정이다. 농경지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수해 예방은 정부만 나서서는 되지 않는다. 정부와 공무원들은 특히 상황판단을 잘하고 대처해야 한다. 지난번 오송 지하차도 침수의 경우 지하도만 일찍 차단했어도 인명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유기적인 협조도 중요하다.
국민들도 태풍 등 재난이 오면 스스로 피해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하천 변 등 위험한 곳은 접근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지하 시설의 이용은 유의해야 한다. 폭우가 오면 맨 먼저 피해를 보는 곳이 지하 시설이다. 지하에는 물에 갇히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지하나 반지하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기상 상황을 살펴야 한다.
지구 온난화와 열대화로 인한 자연재해를 사람이 막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긴급 예방 조치를 통해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정부와 국민이 하나가 되어 태풍 카눈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