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 정상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만나 3국 간 군사·경제 협력을 다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3국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선언했다.
한·미·일 3국 정상회의는 1994년 후 처음인데 이날 회의에서는 북핵 대응 방안, 중국의 팽창에 대한 경고, 반도체와 AI(인공지능) 등의 원활한 공급망 구축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됐다. 한·미·일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막강한 힘의 균형자임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이날 회의에선 3국 정상회담을 매년 1회 이상 열기로 했는데 한·미·일 정상이 매년 만나는 것은 한국 안보와 경제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페이스북에서 2번째 3국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내년 상반기에 열고 싶다고 했는데 실제로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미·일의 가장 큰 관심이 북한 핵 위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북한 김정은 정권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강력할 것이다. 중국도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린다면 떨떠름할 것이다. 중국은 지금도 3국 정상회의에 강하게 반발한다.
3국이 군사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한 것도 한국 안보에 큰 도움이 된다. 북한은 한·미, 미·일 연합훈련이 열리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반발하는데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핵항공모함,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등 3대 핵전력은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 주목할 것은 한·미·일 3국의 외교·국방·산업 장관 회의의 정례화다. 3국 안보·경제 수뇌부가 모여 북핵 도발과 지역 안보, 반도체 공급망을 논의하는 것은 3국이 세계의 군사, 경제, 기술을 주도한다는 얘기다. 한국이 이 대열에 합류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3국 재무장관도 연례 회의를 열기로 했다. 한국의 경우 외환보유고는 7월 기준 4200억 달러 수준이라 유동성에 큰 문제는 없다. 그럼에도 중국의 부동산 위기나 국제 원유가 폭등 등으로 달러 부족 현상이 생기면 미국과 일본이 지원하게 된다. 한국으로선 큰 지원군을 얻은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한·미·일 군사협력이 동맹이라는 이름표만 달지 않았을 뿐 실제는 미국·영국·호주의 오커스(AUKUS)나 미국·일본·인도·호주의 쿼도(Quad)보다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은 동맹이 아니라고 해도 결국은 동맹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캠프데이비드 회담에서 또 관심을 끄는 것은 3국이 중국의 팽창주의에 공개 경고했다는 점이다. 3국은 대만해협의 안전,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를 공개 언급했는데 중국의 위협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세계에 알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회담은 회담 전부터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세계 총생산의 32%를 차지하는 한·미·일이 군사, 경제, 산업 등 각 분야에서 협력하면 인도·태평양뿐 아니라 전 세계의 안보와 경제 지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3국 협력은 궤도에 올랐다. 어느 한 나라에 안보 위협이 생기면 3국이 즉시 협의하도록 명문화했다. 우리로선 안보에 대한 걱정을 많이 덜게 됐다. 반도체 공급망이나 외환 문제도 어려움이 있을 때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다. 윤 대통령이 빡빡한 일정 속에도 안보와 경제를 든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