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첨단기술 유출 정부 차원 대책 절실하다
[김병호 칼럼] 첨단기술 유출 정부 차원 대책 절실하다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3.08.2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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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중국이 기상청에 납품한 기상장비에서 ‘스파이칩’(악성코드)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23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기상청이 몇 달 전에 중국 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자동기상관측장비(AWS)와 유사한 관측 장비에 스파이칩이 심겨진게 발견됐다. 

이 장비는 국정원으로 보내졌고 국정원은 국내 공공기관에 설치된 중국산 장비 약 1만여 개에 대해 혹시 스파이칩이 숨겨져 있는지를 전수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중국 업체가 정부 기관에 납품한 장비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돼 중국산 장비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중국이 심어놓은 악성코드가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큰 충격을 줬다. 하드웨어에 스파이칩을 심으면 첨단 기술 정보를 중국으로 쉽게 유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이 외국으로 수출하는 장비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악성코드를 심는다는 얘기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에서도 많이 나왔다. 미국과 일본 등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장비를 쓰기 못하게 했는데 이유는 정보와 기술 유출이다.
  
미국은 항만의 대형 크레인에도 스파이칩이 숨겨졌을 것으로 의심한다. 미 항만에서 사용하는 크레인의 80%가 중국 제품이기 때문에 크레인에 있는 스파이칩이 수출입과 관련된 정보를 빼갈 수 있기에 하는 걱정이다. 미국은 중국산 크레인을 규제하려 하지만 중국산이 대다수를 차지해 골치를 앓고 있다.
  
한국에도 화웨이 통신장비를 쓰는 업체가 있는데 정보 유출과 기술 유출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자칫 이용자 정보가 넘어가면 보이스피싱 등에 이용될 수 있고, 기관이나 연구소라면 기술이 탈취될 위험성도 크다.
  
기술 탈취를 막으려면 정부나 공공기관의 장비가 우선 안전해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43개 정부 부처 가운데 24시간 도감청 방지시스템을 갖춘 곳은 19개소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 부처의 반 이상이 무방비 상태인데 심각한 문제다.
  
기상장비가 가동되기 전에 스파이칩이 발견된 것은 천만다행이다. 만일 기상청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장비를 가동했다면 기상청의 핵심 기술과 고급 정보가 스파이칩을 통해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기술 유출과 정보 유출 방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철강, 원전, 통신, 위성 등 핵심 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이 중 하나라도 관련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간다면 우리의 기술 안보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경제 안보도 마찬가지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나 기업 모두 긴장해야 한다. 우리가 어렵게 개발한 첨단 기술과 각종 정보가 중국산 장비에 숨겨놓은 스파이칩을 통해 쉽게 탈취당해서는 안 된다.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술 유출을 막는 것은 더 중요하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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