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온난화로 자고 나면 생기는 환경 신조어
[김병호 칼럼] 온난화로 자고 나면 생기는 환경 신조어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3.08.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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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온난화를 넘어 열대화로 접어들자 자고 나면 환경 관련 신조어가 만들어져 신문에 인쇄돼 나오고 온라인에 떠돈다. 조금만 방심하면 신조어 사용에서 경쟁자에게 밀린다. 환경 신조어를 모르면 신문을 읽기도 어렵다고 하소연이다. 

가장 최근에 생긴 단어는 하와이 마우이섬을 태운 ‘파이어네이도’(Firenado)인데 불(Fire)과 토네이도(Tornado)를 합해서 만들었다. 산불과 초대형 강풍이 만난 것인데 산불 회오리라고도 한다. 섬 전체가 쑥대밭이 되고 사망자만 100명을 넘는다. 작년에 강릉을 초토화한 강릉 산불도 파이어네이도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7월 온도가 역대 최고라는 관측 결과가 나오자 지구가 ‘온난화’(Warming) 단계를 넘어 ‘열대화’(Boiling)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열대화는 지구가 펄펄 끓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가 끓고 있다는 것은 무서운 얘기다.

올해 6월 세계 평균 기온이 1991∼2020년 6월 평균치보다 0.53도 더 높게 나타났는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온도 상승 폭을 제한하든지 지구를 펄펄 끓게 내버려 두든지 선택하라는 말이다.

‘대프리카’는 한국에서 가장 더운 대구와 세계에서 가장 더운 아프리카를 합성한 단어다. 대구 지역에 최악 폭염이 계속되자 언론에서 붙여준 이름이다. 강릉의 최고 기온이 39도를 넘었을 때는 ‘강프리카’(강릉+아프리카)가 생겨났다. 동물원의 사자, 호랑이, 곰 등 맹수가 축 늘어진 모습이 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기후와 관련해서 또 생긴 단어는 ‘도깨비 날씨’다. 폭우, 폭염, 우박, 천둥, 번개 등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날씨를 언론은 도깨비 날씨로 표현했다. 시골 도깨비불을 날씨에 비우한 게 재미있다. 같은 서울인데도 광화문은 폭우가 내리고, 구로동 쪽은 우박이 내린다. 다른 곳은 햇빛이 쨍쨍하다.

‘바다 콧물’이라는 말도 생겼다. 바다(Sea)와 콧물(Snot)을 합성한 신조어인데 온난화로 인한 식물성 플랑크톤의 대량 번식이 원인이다. 바다 표면이 식물성 플랑크톤이 배출하는 점액질로 덮힌다. 코처럼 끈적끈적하고 바닷속 산소의 공급을 가로막아 해양 생물을 폐사시킨다. 어민들에게 큰 피해가 간다.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이란 말도 생겼는데 기후(Climate)와 물가상승(Inflation)을 합성한 단어다. 폭염, 폭우, 폭설 등 이상기후로 식물의 작황이 부진해 식품 물가를 끌어 올릴 때 쓰는 단어다. 비슷한 말로 설탕값이 올라 다른 식품 가격이 오르면 슈거플레이션(Sugerflation), 우윳값이 올라 빵 등 식품 물가가 상승하면 밀크플레이션(Milkflation)이라고 한다.

‘기후난민’(Climate Refugee)도 있다. 기후(Climate)와 난민(Refugee)을 합성한 단어다.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온난화로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해 해안가 저지대가 물에 잠기면서 생긴 단어다. 기후난민은 ‘폭염 난민’으로 부르기도 한다. 

기후변화가 새로운 용어도 쉴새 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시대에 뒤지지 않으려면 번거롭지만 새로운 용어를 알아야 한다. 이런 단어를 모르면 상대방과 대화가 안 될 때도 있다. 용어를 아는 것은 시대를 앞서는 것이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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