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초 비전 프로를 공개하며 차세대 기술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메타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VR헤드셋 마련에 나섰다.
맥 전문 매체 9To5Mac은 5일(현지시간) 메타가 LG그룹과 함께 새로운 VR헤드셋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LG전자는 새로운 헤드셋의 조립을 담당, LG에너지와 이노텍이 배터리를 포함한 기타 부품을, 헤드셋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담당하게 된다.
VR헤드셋은 업계 등장 초기부터 주로 게임용으로 인식되어 왔다.
카메라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하나로 합치는 VR과 AR 기술의 특성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메타버스에 적용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기술적 한계, 주 이용층인 MZ세대의 재미 요소 불만족 등으로 본격적인 개발로 이어지진 못했다.
오큘러스는 VR 관련 기기를 개발하는 업체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기업이다.
성능은 물론 가격도 100만원 이하로 VR 관련 기업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중에서도 오큘러스 퀘스트2(Quest)는 출시부터 업계 최고의 VR 기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큘러스 퀘스트2는 별도의 PC 연결 없이 사용 가능한 올인원 헤드셋으로, 보다 가볍고 매끄러운 연결성을 보여줬다. 가격 면에서도 ▲64GB 299달러(41만4000원) ▲128GB 299.99 달러(44만9000원) ▲256GB 349.99(51만9000원) 달러로 부담을 낮췄다.
얼리어답터나 게임 마니아로 한정되어왔던 시장을 일반 소비층까지 영역을 넓히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애플이 지난 6월 애플이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공개한 '비전 프로(Vision Pro)'를 공개하며 VR 헤드셋의 대명사 자리를 차지했다.
그동안 업계 내 추측성 정보만 무성했던 비전 프로의 공개는 큰 화제가 되었다.
애플 측은 비전 프로가 착용형 공간 컴퓨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VR 헤드셋과 달리 게임이나 일부 영상 콘텐츠에 국한되지 않고 쇼핑, 영상통화, 영화 감상 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디즈니와의 협업을 진행, 향후 비전 프로에 디즈니 플러스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애플의 비전 프로가 VR과 AR 적용 범위를 대폭 확장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메타의 오큘러스의 대중화는 주목받지 못했다.
실제 비전 프로 공개 약 3주 이후, 메타가 스냅드래곤 칩셋을 탑재시킨 메타 퀘스트3(Meta Quest3)를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은 애플 비전 프로에 더 집중했다.
VR 관련 기기 시장을 주도해온 메타 오큘러스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제품 마련에 나서야 했다.
이를 위한 파트너사(社)로 고른 게 바로 LG그룹이다.
이미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LG그룹을 파트너로 선정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비전 프로가 실제 출시되며 업계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지 않기 위한 노력인 셈.
한편 현재 업계에서는 메타와 LG의 새로운 VR 헤드셋은 오는 2025년 약 2000달러 내외로 출시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