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보였던 오존층, 기후변화에 따라 잦아진 산불로 또다시 파괴 위기 처해
회복세 보였던 오존층, 기후변화에 따라 잦아진 산불로 또다시 파괴 위기 처해
  • 곽지우 기자 jiwoo94@dailyenews.co.kr
  • 승인 2023.09.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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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 보호의 날 지정 이후 회복세 보였으나 산불 잦아지며 구멍 뚫려
대기중 오존 농도 높아지면 인체에 해로워... 80세 이상 고령층 특히 취약
1999년과 2023년의 오존층 비교.(사진=미국 항공우주국 오존 워치.(사진=Nasa Ozone Watch)

회복세를 보이던 오존층이 기후변화로 인해 다시 파괴되고 오존층 파괴가 다시 기후변화 가속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980년대 들어 오존층 파괴가 확인되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 1987년 9월 16일에는 오존층 파괴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됐다. 이어 1994년 유엔 제49차 총회에서는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을 지정한 바 있다.

오존층 보호의 날 등 전 세계적인 노력에 따라 21세기 들어 오존층이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초 세계기상기구(WMO), 유엔 환경 계획 등이 함께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존층을 파괴하는 브롬과 염소의 농도는 이전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브롬 농도는 최고치였던 지난 1999년에 비해 14.5% 줄었고 염소 농도 또한 최고치를 기록한 1993년에 비해 1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오는 2040년에는 1980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오존층은 회복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지난달 남극 하늘에 오존 구멍이 뚫리며 또다시 파괴될 위험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상적으로 엘니뇨가 진행될 경우 작게 나타나는 오존구멍이 평소보다 빨리 뚫렸기 때문이다.

마틴 저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기후변화연구소 박사는 "남극해 상공 오존구멍은 보통 9월말 열려 11~12월에 닫힌다"며 지난달 열린 것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산불이 잦아지고 산불이 오존층의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사진=pixabay)

이와 함께 최근 늘어난 산불이 오존층 파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엑서터 대학 연구팀은 산불의 연기 속 에어로졸 입자가 오존층 파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산불 연기 속에 오존 파괴 가능성이 있는 염소 함유 화합물이 다량 들어있었기 때문"이라며 "연기 입자에 의한 오존 파괴가 반복될 경우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선 2019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7개월 동안 호주 남동부를 불태웠던 대형 산불로 발생한 연기 탓에 당시 오존층의 최대 5%가 파괴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며 산불과 오존층 파괴의 연관성이 처음 입증됐다.

기후변화로 잦아진 산불이 오존층 파괴로 이어지며, 오존층 파괴가 기후변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반복인 셈이다.

성층권에 형성되어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을 막는 역할을 하는 오존층과 달리 지표 근처의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대기 중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으로 한 시간 이상 유지되면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며 이보다 더 높아져 0.3ppm 이상일 경우 오존 경보, 0.5ppm보다 높으면 오존중대경보가 발령된다.

최근 발표된 질병관리청 ‘폭염한파·오존’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 중 오존에 똑같이 노출되더라도 80세 이상의 초고령층이 특히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극한기온과 전체 원인 사망의 관련도.(사진=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은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기반해 지난 2006년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지역별·일별 사망자 수를 표준질병분류 기준으로 각 원인에 따라 추출해 ‘한국 초고령 노인에서 폭염한파와 오존이 사망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일별 8시간 최고 오존 농도가 1ppb 증가할 때 80세 이상의 비사고사망은 0.07% 증가하며 오존 노출에 따른 건강 영향은 80세 이상군에서만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오존 농도 악화로 인한 사망 위험 증가 경향은 79세 이하 노인에선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폭염이나 한파에서의 건강 위험도를 측정하기 위해 연중 기온 중 흔한 날씨이자 건강 위험도가 가장 낮은 온도인 ‘최소사망온도’를 26도로 설정하고 저온(영하 12도), 고온(33도)에서의 건강 위험도를 측정했다. 

65세 미만은 저온에서 상대 위험도 지수가 1.12, 고온에서는 위험도가 1.02였으며, 65~79세 연령대는 각각 1.09, 1.20으로 고온에서의 위험도가 더 높아졌다. 80세 이상의 경우 저온에서 1.12, 고온에서 1.07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80세 이상에서 오존 노출 사망이 증가하는 것은 노화로 인해 근육·면역이 감소하고 최고령층일수록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인지가 감소하는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환경보건 정책과 사업에서 기준을 65세로 삼기보다 70세, 80세 이상을 더욱 취약한 집단으로 설정해야 한다"며 "80세 이상 초고령층을 대상으로 오존의 건강영향과 오존주의보·경보 등을 효과적으로 전파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오존 농도가 꾸준히 증가하며 이에 따른 건강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 기후보건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오존으로 인한 초과사망자는 2.3배 증가하기도 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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