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민심=표심 실감케 하는 바이든의 파업 현장 방문
[김병호 칼럼] 민심=표심 실감케 하는 바이든의 파업 현장 방문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3.09.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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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노조의 파업 현장을 방문하고 시위에 동참했다고 미국 언론이 크게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친노조 정책을 펴는 것은 알지만 시위에 동참한 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미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를 찾았다. 당시 이곳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는 12일째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빅3 자동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파업을 하고 있었는데 바이든이 GM 부품 공장을 찾았다.

바이든이 파업 중인 부품 공장을 찾은 것도 관심을 끌었지만 더 큰 관심은 피켓라인에 동참했다는 점이다. 피켓라인은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하고 파업 동참을 유도하는 노동자들의 대열로 파업의 최일선이다.

바이든이 노조의 파업 현장을 찾은 데 대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UAW 노동자들에게 연대를 표명하고, 그들을 공정하게 대우하도록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이 노조의 피켓라인에 동참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바이든의 노조 현장 방문과 피켓라인 동참을 특별한 눈으로 보는데 내년 11월 대선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바이든이 전례 없이 친노조 모습을 보이는 데도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린 것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는 기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추측하는 것이고, 실제 어떤 이유가 있는지는 바이든 대통령과 최측근만 알 것이다. 이유가 뭐든 현직 대통령이 노조의 파업에 참여하고 피켓라인에 선다는 것은 큰 이슈가 아닐 수 없다.

바이든의 최대 과제는 내년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었을 때 승리하는 것이다.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공장 미국 내 유치, 중국 제재 등은 미국을 위한 것이지만 대통령의 치적으로 돼 내년 대선과도 연관이 된다.

바이든의 자동차 노조 방문은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하루 먼저 이뤄졌다고 한다. 트럼프는 27일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방문, 자동차 노조 집회에 참가해 연설할 예정이다.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돌아가는 것을 보면 바이든과 트럼프가 자동차 노동자 15만명이 가입한 UAW에 구애 작전을 펴는 모양새다. 여러 노조가 바이든 지지를 밝혔지만 UAW는 바이든 지지를 보류한 상태다. 이에 바이든이 UAW를 달래기 위해 피켓라인을 넘었다는 분석이다.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은 국민적 지지다. 국민적 지지는 선거 때 표심으로 나타난다. 바이든과 트럼프가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자동차 노조 시위 현장까지 찾는 것은 우리와는 사뭇 다른 문화다. 한국에서 대선후보가 노조 파업 현장을 찾아 시위에 동참했다면 비난이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이다.

대통령이 파업 현장에 동참하는 것을 보면서 ‘표 앞에는 장사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11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현직 대통령이 파업 현장뿐 아니라 표가 될만한 곳은 어디든지 갈 것이다. 민심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 냉엄하고 중요하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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