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창업한 기업의 5년 생존율은 얼마나 될까? 5년 생존율을 얘기하는 것은 기업이 창업해서 5년을 버티면 살고, 못 버티면 죽기 때문이다. 마치 암 수술 후 5년 생존율을 얘기하는 것과 같다. 기업이든 암 환자든 5년이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받은 창업기업 생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창업한 기업의 5년 생존율은 33.8%다.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45.4%에 비하면 무려 11.6% 포인트나 낮다.
OECD 회원국 중 5년 생존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으로 63.3%다. 창업기업 10곳 중 6곳이 5년을 생존한다. 이 정도면 생존 가능성이 크다. 벨기에가 62.5%, 네델란드 61.9%, 프랑스 50.8%, 미국 50.2% 등이다. 26개국이 한국보다 생존율이 높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 창업기업 중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은 생존율이 22.3%로 가장 낮다. 숙박·음식점업 22.8%, 도·소매업(29.7%) 등도 20%대에 머문다. 이들 창업기업은 5년 후 5곳 중 4곳이 문을 닫고 1곳만 살아남는다는 얘기다.
국내 창업기업 중 5년 생존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으로 55.4%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42.8%로 나타났지만 50%를 넘지는 못하고 있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은 39.2%만 5년을 생존한다고 한다.
통계를 보면 창업하는 것보다 창업된 기업이 망하지 않도록 돕는 게 발등의 불이다. 10개 기업이 창업했는데 7개 기업이 5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지원이 창업보다 창업기업 살리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업이 창업해도 5년 안에 70% 가까이 도산하거나 사업을 포기한다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기업 창업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창업된 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원하고 도와주는 것이다.
양 의원은 “정부의 창업지원을 통한 경제 활성화와 성장동력 발굴 노력에도 창업기업의 생존율은 OECD 주요국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며 업종 간 폐업률 편차도 크다”며 “창업기업 10곳 중 7곳이 폐업하는 것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양 의원은 자료에서 “중기부는 창업기업의 양적 성장보다 창업된 기업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기업 생태계 조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태계가 조성돼야 창업된 기업이 5년을 버티고, 10년, 20년을 버틴다.
지급 시급한 것은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다. 기업 스스로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겠지만 정부도 창업기업에 대한 세제, 행정, 기술 지원부터 영업활동, 생산활동, 판매활동 지원을 강화해 창업기업 살리기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 어떻게든 기업이 살아남는 게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