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한숨 돌린 한국 반도체 업체의 중국 공장 장비 공급
[김병호 칼럼] 한숨 돌린 한국 반도체 업체의 중국 공장 장비 공급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3.10.12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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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공장에 장비를 반입하는 문제가 잘 풀려 한시름 놓게 됐다. 대통령실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미국 반도체 장비를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미국 수출관리 규정에 따른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하겠다는 최종 결정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VEU로 지정되면 반도체 장비 수출에 별도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다. 한국 업체에겐 선물과 같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10월 중국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 미 반도체 장비의 수출을 금지하는 수출통제 정책을 발표해 삼성과 SK하이닉스를 긴장시켰다. 당시 이들 두 회사는 수출금지를 1년간 유예받은 상태였고, 올 10월에 유예 기간이 끝나는 것으로 돼 있었다.

유예 기간 연장을 위해 대통령실,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미국 측과 막판 협상을 벌였는데 미국이 우리 측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시장에 대한 반도체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보면 된다. 장비 반입 걱정을 덜게 됐다는 뜻이다.

두 회사는 중국에 5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생산라인이 있고, SK하이닉스는 우시와 다렌, 충칭에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이 VEU로 지정하지 않았다면 장비 공급이 제대로 안 돼 생산라인 증설이나 개선이 어려울 텐데 다행이다.

대통령실과 산업부는 미국의 이번 결정이 한국과 미국이 서로 신뢰하고, 굳건한 동맹관계가 상호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자주 만난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패권)를 꺾고 대신 미국이 세계 반도체 공장이 되기 위해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와 대만의 TSMC 등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투자에 나서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번 결정에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세계 반도체 시장 비율이 60.5%에 달한다는 점,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공장에 대규모 투자하는 점, 미국의 반도체 정책에 한국 기업이 협력하는 점 등을 두루 고려했을 것이다.

대통령실은 전기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현대자동차 등 한국 친환경 차가 미국 정부가 주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는 우려가 컸는데 오히려 판매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반가운 일이다.

한국의 친환경차는 미국에서 지난 8월 기준 1만4000대가 팔렸다. 역대 최고다. 시장 점유율도 10.9%로 업계 2위라고 한다. 현대차가 내년 하반기에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을 준공하면 점유율은 더 높아진다. 조지아 공장은 30만대 생산 규모다.

반도체와 전기차는 한국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먹거리다. 기업뿐 아니라 국가 경제와도 연관되는 문제다. 반도체 장비 공급 문제가 풀리고, 한국 친환경차가 미국에서 많이 팔리는 것은 해당 회사의 기쁨이지만 크게 보면 국가적 경사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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