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고졸 신화 진옥동 신한은행장 "글로벌·디지털은행 완성해 가자"
[종합] 고졸 신화 진옥동 신한은행장 "글로벌·디지털은행 완성해 가자"
  • 천태운 기자 danbi@dailyenews.co.kr
  • 승인 2019.03.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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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인재 뽑아 영업점 배치...돈키호테 발상으로 디지털 혁신 주도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식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신한은행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식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신한은행

고졸 신화의 주역이자 일본통으로 알려진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58)이 공식 취임했다. 진 행장은 신한은행 경력 38년 중 18년을 일본에서 보냈다.

그는 진정한 1등 은행이 되기 위해서 기억해야 하는 가치로 고객중심의 가치창조를 첫번째로 꼽으며 고객 중심의 가치를 창조하는 게 진정한 리딩뱅크라고 설파했다.

진 행장은 고객가치를 내세우며 "초일류의 글로벌·디지털 은행을 완성해 가자"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신한은행은 26일 서울 중구 세종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옥동 신임 은행장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진정한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인재 채용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상경계 출신을 뽑아 전환배치해 정보기술(IT) 소질있는 사람은 IT인력으로 커왔다"고 설명했다.

진 행장은 "진정한 디지털 기업으로 가려면 IT 인력을 뽑아서 그들을 영업점에 배치해 고객과 만나게 하고 고객의 니즈(수요)를 파악하게 해야 한다"며 돈키호테적 발상의 전환이 되지 않으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은 나아가 IT 개발부는 아예 사무실을 없애야 한다고도 했다. 한 사무실에 모여 일하지 말고 현업 부서에 나가 일선 부서에서 느끼는 애로점을 IT 개발에 반영하라는 얘기다.

그는 "개발자가 현업에 나가 있는 것이 애자일(agile·민첩하다는 뜻) 개발론"이라며 "디지털 인력들은 유목민이 되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은 기축통화·신흥국 투 트랙 전략 진행

진 행장은 글로벌 전략으로 기축통화 국가와 신흥국의 전략을 따로 가지고 가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기축통화 국가에서는 해당 지역의 기축통화를 조달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과제인데 이는 우리 통화가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통화의 불안정성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진 행장은 "한국의 통화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임에도 통화 안정성은 다소 떨어져있다고 생각한다"며 "은행이 아무리 잘 해도 환율이 급등하면 국내 이익을 전부 외국에 바쳐야 한다"며 그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한 서울 본사가 제2의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도록 기축통화 지역에서 규모가 본사의 5분의 1 수준이 될 수 있게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도 필요하다고 봤다.

진 행장은 1998년 IMF 외환 위기 이후 신한은행이 미국의 자산을 팔아 얻은 이익 덕분에 다른 은행과 달리 흑자를 낸 전례를 언급하면서 미국이나 일본 등 기축통화 지역에서 자산을 갖추는 전략적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객 중심 가치 창조하는 게 진정한 리딩뱅크"

신흥국에서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진 행장은 "몇 개국에 몇 개 점포가 있다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라며 "가능성이 있는 곳에 집중 투자해서 그 지역에서 초격차를 벌려야 한다"고 말했다.

진 행장은 KB국민은행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재무적으로 이익을 얼마 더 냈다고 해서 그 은행이 리딩뱅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은행이 고객을 이익창출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고객의 자산을 늘려주고, 고객 우선의 조직 문화를 철저하게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은 최근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 부문과 관련해 신한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자영업자 우대금리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가운데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 행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런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한 방안"이라며 "자영업자의 금리 부담을 줄여주고 고용도 유지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금융 부문에 소호(SOHO) 부문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자산관리(WM) 부문을 새롭게 재정의해 무게 중심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 행장은 지난해 12월 은행장으로 내정된 후 3개월의 인수인계 기간 위성호 당시 은행장으로부터 기관 영업과 디지털 부문을 챙겨달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에게서는 리테일과 기업여신, 그중 특히 기업 부문에 신경 써달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진 행장은 "1000억, 2000억 이익을 더 낸다고 해서 '리딩뱅크'가 아니다"라면서 고객 중심의 가치를 창조하는 게 진정한 리딩뱅크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을 이익창출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증식시키는 과정에서 은행의 이익이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중심의 가치창조·은행업의 본질 혁신·자긍심 강조

앞서 열린 취임식에서 진 행장은 ▲고객중심 ▲업(業)의 본질에 대한 혁신 ▲신한문화와 자긍심을 강조했다.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은행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사진 제공=신한은행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은행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사진 제공=신한은행

취임사를 통해 가장 먼저 ‘고객’에 대해 언급한 진 행장은 “진정한 1등 은행이 되기 위해서 첫 번째로 기억해야 하는 가치는 바로 고객”이라며 임직원들에게 ‘고객’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은행의 전략과 추진 사업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 전반을 고객의 관점에서 다시 돌아보고, 신한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業)의 본질에 대한 혁신, 글로벌과 디지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과감한 시도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가자”며 “빠른 속도(Speed)와 변화에 맞는 민첩성(Agility), 폭발적인 순발력(Quickness)를 통해 초일류의 글로벌·디지털 은행을 완성해 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진 행장은 “변화와 도전을 발전의 동기로 삼는 혁신이 지금 필요한 ‘신한 다움’이며 신한문화를 살아 숨쉬는 조직문화로 정착해 나가야 한다”고 얘기하면서 “신한문화를 통해 자긍심을 높이고 삶의 가치를 키우며 자랑스러운 일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사를 마치면서 “고객의 행복한 내일과 직원의 밝은 미래를 위해 다같이 사랑하고 소통하면서 멋진 은행을 만들어가는데 앞장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1961년 전북 임실 출생으로 덕수상고와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중앙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진 행장은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1986년 신한은행 인사부로 자리를 옮긴 후 2008년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 2009년 SBJ 오사카지점장, 2015년 SBJ은행 사장을 거쳐 2017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2018년 12월에 신한은행장에 내정됐다.

특히 진 행장이 SBJ은행 사장으로 근무 시 일본 틈새 시장인 주택론 시장에 진출해 단기간 내 리테일 특화은행 SBJ의 입지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그는 기업 IB시장까지 과감히 진출해 외형과 손익을 크게 늘리는 등 SBJ가 현재 신한금융그룹에서 글로벌손익의 20%를 차지하는 주요 해외 거점이 되는 데 초석을 다졌다.

신한은행의 새 사령탑에 오른 진 행장이 채용비리와 계파갈등으로 어수선한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일본통 노하우를 살려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 고객 자산을 잘 키워내는 진정한 리딩뱅크를 실현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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