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토스뱅크 모두 제3 인터넷은행 탈락...금융위, 예비인가 불허
키움·토스뱅크 모두 제3 인터넷은행 탈락...금융위, 예비인가 불허
  • 천태운 기자 danbi@dailyenews.co.kr
  • 승인 2019.05.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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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평가위 "키움은 사업계획의 혁신성, 토스는 지배구조 적합성 미흡"
키움은 기존 키움증권에 은행 더해주는 것밖에 안돼
토스는 금융기관으로서 안정적인 운용 능력 보장되지 않아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천태운 기자] 금융업권의 예상을 뒤엎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에 탈락했다.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토스뱅크는 지배구조 적합성, 자금조달 능력 미흡으로 금융위원회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불허 결정을 내렸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임시회의를 열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제출한 예비인가 신청을 모두 불허했다.

이런 결과는 키움과 토스뱅크에 대한 예비인가가 부적절하다고 권고한 외부평가위원회의 의견을 금융위가 받아들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금융·법률·소비자·핀테크·리스크관리 전문가 등 민간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가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를 모두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외부평가위는 키움뱅크에 대해서는 사업계획의 혁신성,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토스뱅크의 경우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각각 미흡해 예비인가를 권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예비인가를 불허(동일인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불승인 포함)하는 내용의 심사결과를 금융위에 제출했고 금융위는 이를 받아들였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두 곳 모두를 떨어뜨린 것은 세간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다. 금융업권은 두 곳 모두나, 최소한 둘 중 한 곳에는 인가를 줄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평가 결과를 오전에 들었다"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상당히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제공=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은 외부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이들 후보를 대상으로 24일부터 이날까지 비밀리에 합숙심사를 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준비하면서 강조한 것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하는 '금융 혁신'이었다.

여기서 키움뱅크는 기존의 키움증권에 은행을 더해주는 것밖에 안 된다는 의구심을 극복해야 했다.

키움뱅크는 SK텔레콤, 11번가, 롯데멤버스 등 대규모 회원을 가진 기업과 협력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굵직한 주주인 하나금융까지 나섰기에 자본력은 탄탄할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기존 은행을 뛰어넘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만 할 수 있는 혁신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기업가치를 1조3000억원으로 평가받은 유니콘 기업이자 국내 간편송금의 선두주자다.

그러나 결국 은행이 기본적으로 탄탄하게 갖춰야 할 자본조달력과 안정성 면에서 속 시원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외평위는 토스뱅크가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탈락 이유를 설명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그린 주주구성 밑그림은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사실상 지분 대부분을 가지고 독주하는 체제였다.

비바리퍼블리카 혼자 지분 60.8%를 차지하고, 기존에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한 외국계 벤처캐피탈(VC)이 토스뱅크 주주로 또다시 참여하겠다고 했다. 이들 비바리퍼블리카 계열 지분을 합치면 80.1%나 된다.

이렇게 불균형한 주주구성은 안정성 부족으로 연결된다.

게다가 토스가 은행 송금수수료를 대신 내주는 방식으로 영업하다보니 비바리퍼블리카의 작년 순손실은 444억7000만원에 달했다.

최근 케이뱅크가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자금 조달력은 중대 변수가 됐다.

케이뱅크는 금융당국의 KT 한도초과보유주주 승인이 중단된 이후 증자 문제로 대출 중단이 반복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리빗캐피탈 등 세계적인 VC가 토스뱅크를 지원할 의지가 매우 강하다면서 자본조달력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설득력이 부족했다.

이 과정에서 비바리퍼블리카는 자신들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라고 어필하다가 다시 금융주력자라고 반대 논리를 펼치는 난감한 상황에도 놓였다.

애초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융자본인 신한금융지주와 손잡고 ICT기업으로서 강점을 부각했으나 신한금융과 협업이 막판에 결렬된 것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거대 투자자인 신한금융을 대체할 주주를 구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신한금융 몫의 지분을 비바리퍼블리카가 혼자 메우면서 다소 기형적인 구성이 만들어졌고, 이조차 가능하게 하려면 자신들이 금융자본이라는 판단을 받아야만 했다.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원칙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가 산업자본일 때는 최대 지분 34%만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새로운 은행인 만큼, 토스의 '혁신 유전자'를 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도 고객 자금을 다루는 엄연한 은행인 만큼 금융기관으로서 안정적인 운용 능력이 보장되지 않아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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