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 1년 후··· 정부는 '만족', 시장은 '비웃음'
9·13대책 1년 후··· 정부는 '만족', 시장은 '비웃음'
  • 최형호 기자 rhyma@dailyenews.co.kr
  • 승인 2019.09.1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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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상승폭 수치만 하락··· 거래 둔화, 강·남북 간 양극화 현상 등 부정적 영향 커
9·13부동산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닜다. 정부 대책 시행 이후 시장 오름세가 둔화됐다고 자평했고, 시장은 대책으로 인해 시장이 위축됐다고 부정적 진단을 내렸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9·13부동산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닜다. 정부 대책 시행 이후 시장 오름세가 둔화됐다고 자평했고, 시장은 대책으로 인해 시장이 위축됐다고 부정적 진단을 내렸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최형호 기자] 대출 규제와 공급억제 등 역대급 고강도 종합대책인 9·13부동산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정부와 시장은 서로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정부는 시장 오름세가 둔화됐다며 대책이 성공적이라 자평했고, 시장은 거래량 감소에 따른 영향일 뿐 오히려 9·13 대책으로 인해 시장이 위축됐다고 부정적 진단을 내렸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13대책 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년간 21.4% 상승했으나, 대책 후 1년간 가격 오름폭은 4.4%에 그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1년간 다소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한국감정원도 9·13대책 직전인 지난해 9월 1~2주에 서울 주택가격은 각 0.47%, 0.45% 급등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으나 11월 둘째 주부터는 3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상승 전환된 올해 7월 첫째 주 이후에도 주택가격 변동률이 0.03% 이내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대책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1년간 정부눈치보기 바빠 움츠렸던 시장이 최근 들어 요동치기 시작했다.

부동산 업계도 수치 자체는 하락이지만 최근 시장 흐름은 정부의 기대와 다른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숨죽였던 서울 주택시장은 지난 3월부터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입주한 지 5년 안팎의 신축 단지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뛰는 정부 위에 나는 시장'이라는 명제는 이번에도 정답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애초 시장은 9.13대책 시행을 두고 '섣부른 판단'이라 입을 모았다. 집값 안정화를 위한 투기 억제책으로 사용하기엔, 애꿎은 서민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본 것이다. 실제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강화되면서 서울의 1주택 이상 보유자 등의 세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결국 임대주택 사업이 위축돼 고스란히 서민 피해로 이어졌다.

또한 무리한 전세대출 강화책은 생계형 전세업자를 옥좼고, 대책 이후 월세나 반전세가 늘어나는 등 부동산 시장 일대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승폭 둔화 역시 거래량 감소에 따른 현상이지 시장 안정화는 결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거래가 감소된 상황에서 집값 안정을 판단하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다는 것.

권순원 부동산CRM 마케팅 소장은 "애초 9·13 대책은 일시적인 억제에 가까운 정책이지, 장기적인 대책은 아니었다"며 "단기적으로 집값 급등의 제동이 걸릴 수 있었겠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집값은 출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의 수요억제책이 여러 번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실패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한 뒤 "9·13 대책도 거래 둔화, 강·남북 간 양극화 현상 등 부정적 영향만 몰고 왔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를 보면 대책 전후 약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대책 전 9만5773건에서 3만7364건으로 61.0% 급감했다.

또한 대책 이후 수요가 강남 재건축에만 몰리다보니 서울 강남과 강북 간 아파트 값도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 역시 올해 8월 기준 강남과 강북의 아파트 가격은 4억6300여만원 차이였다. 지난해 6월와 비교해 2000만원 더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9·13대책 시행 전 워낙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있어 굳이 대책이 아니었더라도 집값이 내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면서 "시장 원칙에 입각한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9·13대책은)너무 억누르다보니 장기적으로 효과가 없고 거래 절벽 등 이상 현상만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제공.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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