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3년째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는 안보 교훈
[김병호 칼럼] 3년째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는 안보 교훈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4.02.28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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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가 되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의해 포위되고 말았다. 러시아 침공이 NATO를 더 단결하게 만들고, 강하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국경이 늘어나 군사비 등의 부담도 더 커졌는데 푸틴 대통령이 악수를 뒀다는 얘기도 나온다.

헝가리 의회는 26일 스웨덴의 NATO 가입을 승인했다. 스웨덴은 32번째 NATO 회원국이 되었다. 스웨덴은 200년 이상 중립국 위치를 고수해왔다. 1차, 2차 세계 대전 때도 중립을 지켰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고 안보 불안에 NATO 가입신청서를 냈었다.
 
NATO 규약 5조는 ‘회원국 일방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필요 시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고 돼 있다. 32개 회원 중 한 나라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으면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으로 대응한다는 게 골자다.

스웨덴에 앞서 핀란드가 NATO에 가입했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가입을 원하고 있는데 이들은 왜 NATO 동맹이 되길 원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러시아의 침공을 단독으로 막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난주 만 2년을 넘어 3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군인 3만1000명이 전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영토의 11%를 빼앗겼다. 2년간 GDP(국내총생산)는 25%나 하락했다. 민간인 사망자도 1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구 소련에서 분리될 때 핵무기 2000개를 가지고 있었다. 이때 핵무기를 고수했어야 하는데 안보를 지켜주고 경제원조를 해준다는 미국, 러시아, 영국의 약속을 믿고 핵무기를 반납했다. 이게 바로 부다페스트 안전보장 수칙이다. 가장 큰 실수다.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반납하지 않았다면 러시아가 침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핵무기가 없는 상태에서 푸틴의 침공을 받으니 감당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는 미국 등 서방의 무기 지원으로 버텨왔는데 미국에선 지원에 회의적 시각이 많다. 유럽국가들도 언제까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돈을 대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잘 보고 있는 핀란드, 스웨덴이 200년의 중립을 포기하고 NATO 집단방위에 편입돼 핵우산을 쓴 것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다. 혼자 있을 때보다 NATO 회원국이 되어 안보 불안은 많이 덜게 된다.

침략국 러시아는 반대로 석유를 중국과 인도에 싸게 팔아 GDP가 오히려 4% 증가했다. 서방의 제재에도 경제가 나아진 것이다. 무기 생산을 늘리고, 푸틴의 인기가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푸틴은 5선 대통령에 도전한다.

하지만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고통은 크다. 우선 중립국 핀란드와 스웨덴이 적국이 되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으로 러시아의 전략적 요충 발트해가 NATO에 의해 포위된 상태다. 막강한 러시아 해군의 활동이 제약을 받게 되고, 러시아가 상대해야 할 NATO와의 국경선이 훨씬 길어졌다.

러시아는 비록 우크라이나 영토 11%를 점령했지만 두 개의 중립국을 잃고, NATO만 더 강하게 만든 꼴이 되었다. 서방과의 대립도 더 심화되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몇 달 내에 승리하고, 유럽을 위협할 줄 알았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러시아로서는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꼴이 되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 등의 사태를 보면서 국력, 특히 국방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된다. 힘이 없으면 침공당하고, 경제가 무너지고, 국민이 고통받는다는 교훈을 정치 지도자와 국민이 똑바로 알아야 한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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