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1분기(1~3월) 잠정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약 7조1000억원)보다도 훨씬 낮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1분기(9조9000억원)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하강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까지 겹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의 1분기 잠정 실적을 냈다고 5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59조2700억원)보다 12.3%, 지난해 같은기간(60조5600억원)보다 14.1% 각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10조8000억원)보다 42.6% 줄었고, 1년 전(15조6400억원)에 비해서는 60.4%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 2016년 3분기(5조2000억원) 이후 10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1분기(9조9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17조57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이는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약 7조1000억원)보다도 훨씬 낮은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자율공시를 통해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어 충격은 크지 않았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25.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9%로,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했다. 2016년 3분기(10.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4조원 안팎에 머물 것으로 추정됐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13조6500억원)에 턱없이 못 미치는 물론 전분기(7조77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또 반도체와 함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구성하는 디스플레이 사업은 2016년 1분기 이후 첫 분기 영업손실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IT·모바일(IM) 부문은 갤럭시10 출시 효과에 힘입어 전분기 영업이익(1조5100억원)을 웃돌며, 소비자가전(CE) 부문은 4000억∼5000억원 수준의 무난한 성적을 냈을 것으로 업계에서 보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끝나자마자 삼성전자의 실적이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그동안 우려됐던 '반도체 편중' 부작용이 현실화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타고 인공지능(AI), 자율주행, 5G 등의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다 IT업체들의 반도체 재고 조정도 어느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이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아울러 폴더블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가전, 자회사인 미국 전장업체 '하만(Harman)' 등도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한편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이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실적 예상치를 제공하고, 2010년 IFRS를 선(先)적용함으로써 글로벌 스탠다드에 입각한 정보제공을 통해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가치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주가치를 제고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