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카오 메일 본격 시동은 '한메일'의 종말인가
[기자수첩] 카카오 메일 본격 시동은 '한메일'의 종말인가
  • 천선우 기자 bluecat@dailyenews.co.kr
  • 승인 2019.10.1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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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우 경제산업부 기자
천선우 경제산업부 기자

[데일리e뉴스= 천선우 기자] 카카오는 합병 이후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다음(Daum)'의 발자취를 꾸준히 지우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다음팟 TV를 카카오 TV로 명칭을 바꿨다. 이어 활시위는 PC 온라인 시대를 열었던 '한메일'을 향하고 있다. 

다음은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그리고 PC 인터넷 기반의 산실이기도 한 메일 영역에서만큼은 대부(大父)의 품격을 지닌 플랫폼 사업자다. 이에 기존 다음 메일인 '한메일' 이용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실제로 최근 '카카오 메일 선점 이벤트' 관련 기사가 보도된 이후 일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는 '다음 메일이 사장될 것'이라는 내용이 등장했다.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면서 무려 15개 이상의 해당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카카오로 명칭이 전환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굵직한 것만 언급해보자면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 된 이후 ▲다음 운세(2015년 6월 30일 종료) ▲다음 뮤직(2015년 6월 30일 부 카카오 뮤직으로 전환) ▲다음 문자 및 쪽지 서비스(2015년 8월 24일 종료) ▲다음팟 (2017년 2월 카카오 TV로 전환) ▲다음 아고라(2019년 1월 7일 종료) 등 숱한 서비스들이 사라졌다. 

이에 잘 쓰고 있던 기존 이용자들은 주요 서비스인 메일 서비스까지 없앨 것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단순한 기록의 삭제가 아닌 그 안에 담긴 자신들의 추억마저 사라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메일로 시작된 이용자 이탈이 다음의 존재 이유에도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 젊은 층을 중심으로 네이버나 구글 등 이용자 간 이동이 확산돼, 다음이 '유령도시'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다음은 포털로서 영향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인터넷 트렌드에 따르면 포털 점유율은 13일 기준 네이버(60.82%), 구글(29.96%), 다음(6.73%)순이다. 특히 다음은 2018년을 기점으로 구글에게 2위를 내주며 지속적으로 점유율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카카오가 한메일을 겨냥하는 이유는 뭘까. 상식적으로 포털 기업이 두 가지 메일 시스템을 보유할 이유는 없다. 비용과 관리 측면에서 봤을 때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카오가 한메일을 없애든 한메일을 카카오메일과 통합하면 다음의 색깔을 완벽히 지울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유리 카카오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다음 메일은 유지할 것이라 답했다. 또 카카오 톡의 접근성을 활용해 메일 기능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할 것이라 말했다. 이러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메일사업은 자체적인 수익성이 낮아 한메일에 대한 큰 폭의 업그레이드나 개편 가능성은 낮다. 한메일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카카오메일로 이동하든가 아니면 이탈을 하더라도 내버려두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다음의 최후의 보루인 한메일을 손대기 시작한 것은 거대한 원(one)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이미 카카오는 모바일 플랫폼 확장성을 무기로 금융, 메신저, 콘텐츠,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기업이 다른 기업을 집어 삼키는 것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선택이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한때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한메일이 사라지게 되면 그동안 한메일을 썼던 사용자들의 추억까지도 하루아침에 사라질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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