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코로나19 직격타··· 사업장 많을수록 피해 '눈덩이'
면세업계, 코로나19 직격타··· 사업장 많을수록 피해 '눈덩이'
  • 김태희 기자 alttab235@dailyenews.co.kr
  • 승인 2020.04.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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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직매입 구조로 적자 불가피
팬데믹으로 해외사업장도 타격
2분기까지 위기 이어질까 암울
지난달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의 모습. 코로나19 여파로 여객수가 90% 이상 감소해 텅텅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의 모습. 코로나19 여파로 여객수가 90% 이상 감소해 텅텅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김태희 기자] 국내 면세점 업계가 고사(枯死)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해외사업까지 영향을 받으며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1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은 1분기뿐만 아니라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사실상 올해 상반기 전체 실적을 날릴 위기에 처해 참담한 분위기다.

특히 면세점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사업 특성상 제품을 미리 매입해 놓기 때문에 매출이 없으면 그대로 적자로 이어진다. 사업 규모가 크면 클수록 더 큰 피해를 받는 셈이다.

국내 면세업계 1위는 롯데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은 서울 명동·월드타워·코엑스점과 인천공항 1·2여객터미널점, 김포·김해공항점, 부산·제주점 등 국내에서만 9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간사이·도쿄긴자점), 호주, 뉴질랜드, 미국, 대만 등 12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의 지난해 면세사업부문 매출은 6조1030억원, 영업이익은 3503억원에 달한다. 호텔롯데의 총매출이 7조3965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면세사업부문이 전체 매출의 82.5%를 차지한다. 롯데면세점이 흔들리면 호텔롯데가 흔들리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면세업계 전체가 올해 1분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호텔롯데가 면세점과 호텔사업 전반에 걸쳐 코로나19 여파가 상당해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문의 매출은 1조3964억원, 영업이익은 1065억원 수준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미국 괌 공항점과 베트남 다낭공항점 등 해외점포 10곳을 임시 휴업했다. 지난달 개점하려던 베트남 다낭 시내면세점은 오픈 시기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연기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도 오는 6월 문을 열 계획이었지만 일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분기 면세점사업부문은 매출액 1조2261억원, 영업이익 821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적자전환이 불가피해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호텔신라의 면세점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40.7% 감소한 7264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손실은 219억원 수준이다. 대부분의 손실은 공항면세점에서 발생했는데, 지난달 여객 수가 90% 이상 감소한 것과 임차료 등 고정비용의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해외사업도 힘든 건 매한가지다. 호텔신라는 현재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홍콩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싱가포르법인의 실적은 매출액 5991억원, 영업손실 104억원에 달한다. 홍콩법인은 매출액 3874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그나마 영업이익을 내던 홍콩국제공항도 올해 1분기 68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후발주자로 면세업계에 들어와 업계 3위에 올라선 신세계디에프도 상황은 어렵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해 1분기 면세점사업부문 매출액은 5075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분기 순매출액 7053억원과 비교해 28%나 감소한 수치다. 문제는 적자전환이다. 같은 기준 지난해 1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261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시내면세점만 운영하기 때문에 경쟁사업자와 비교해 실적 감소 폭은 적지만 영업손실을 개선할 방법이 없는 상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지난해 1분기 순매출은 699억원, 영업손실은 236억원 규모다. 더욱이 오는 9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면세점을 오픈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이 투입될 일만 남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의 여객수가 90% 이상 감소했다. 사실상 공항면세점에서의 매출이 전무한 상태"라며 "하늘길이 끊긴 상태에서 5월 황금연휴도 대대적인 마케팅을 할 수 없어 기대하기 힘들다"고 귀띔했다.

중국 보따리상의 수요가 언제쯤 회복될지도 미궁이다.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나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당시 시내면세점 매출의 70%를 보따리상이 차지했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보따리상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매출 회복을 전망하기가 오리무중 상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시 보따리상의 송객수수료 때문에 수익은 낼 수 없었지만 매출은 뒷받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마저도 힘들다"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과 전반적인 소비침체가 보따리상의 발마저 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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