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이 베일을 벗었다.
애플은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Vision Pro)'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공개적으로 애플이 새 제품을 공개하는 건 2014년 애플워치 이후 약 9년만으로, 업계에서는 공식 발표 이전부터 비전 프로에 대한 루머가 쏟아졌다.
당초 업계에서 추측한 바에 따르면 제품명은 '애플 믹스 리얼리티 헤드셋'으로 AR과 VR이 합쳐진 웨어러블 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와함께 자사에서 내세우는 M 칩을 탑재해 경량화해 인터넷 쇼핑, 게임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이 공개한 비전 프로는 업계의 예측보다 더욱 정밀할 뿐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낼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역시 행사를 통해 "혁신적인 신제품과 완전히 새로운 증강현실 플랫폼"이 될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애플 측에 따르면 비전 프로는 기존에 존재하는 VR 헤드셋과 달리 최초의 착용형 공간 컴퓨터로, 혼합현실 헤드셋 개발에만 7년간 연구자 1000여명이 투입되었다.
이를 통해 비전 프로는 사용자에게 앱 화면과 영상이 현실 공간에 떠 있는 것 같은, SF영화 같은 기능을 제공하고 손짓과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앱을 구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페이스타임(영상통화)를 진행할 때에도 상대의 모습이 실물 크기로 보이며 공간 음향을 적용해 실제 마주보고 대화하는 것 같은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애플은 비전 프로에 사용자의 머리, 귀의 모양과 형태를 고려해 개인화된 오디오를 전달할 수 있는 각각의 드라이버 안에 두 개의 개별 증폭 드라이버를 함께 탑재한다.
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한 혼합현실 기기용 '비전 운영체제(OS)'를 사용해 보다 부드러운 사용감과 앱 스토어에 등록된 소프트웨어 실행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카메라 12개, 인식 센서 5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3개, 마이크 6개 등의 부품으로 몰입도와 착용감을 모두 확보했다.
현재까지 대다수의 VR, AR 헤드셋이 게임용으로 활용되는 것과 달리 애플의 비전프로는 다양한 인터넷 환경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점이다.
메타의 헤드셋을 비롯해 플레이스테이션 등 기존 제품들의 경우 게임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일부 게임 마니아들에게만 효용이 있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임 외의 기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나 시장에서도 이미 게임용으로 인식이 굳어지다 보니 다른 기능성을 더 추가하기 힘든 것.
반면 비전 프로는 대중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IT, 콘텐츠 업계와의 협업이 두드러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맥, 아이패드와 같은 일명 '애플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비전 프로의 활용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예측이다.
실제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는 향후 애플과의 협업 계획을 밝히며 비전 프로를 통해 디즈니 플러스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애플의 비전 프로는 내년 초 미국에서 우선 출시되며 가격은 3499달러(약 457만원)이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