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멈추는 시나리오에서도 빙하 유실 지속
더이상의 온난화가 진행되지 않더라도 최소 3분의 1 이상의 알프스 빙하가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경고가 나왔다.
새뮤얼 쿡 스위스 로잔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오는 2050년까지 알프스 빙하의 변화를 예측한 결과를 지구물리학 연구 회보를 통해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AI 딥러닝 알고리즘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12구역으로 나눈 알프스산맥의 2000년부터의 기후, 빙하 데이터를 분석해 오는 2050년까지 알프스 빙하의 변화를 예측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2022년 이후 추가적인 온난화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 ▲2010년부터의 온난화 추세가 이어질 경우 ▲21세기 온난화 추세가 이어지는 경우 등 3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2022년에 온난화가 멈출 경우 알프스 빙하 감소량은 34%로 가장 낮았고, 21세기의 온난화 추세가 이어질 경우에는 46% 수준이다. 2010년대 이후 더 빨라진 온난화 추세가 이어질 경우 빙하의 소실량은 65%까지 치솟는다.
세 가지 시나리오 중 가장 희망적인 가정으로 지구온난화가 멈춰 추가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에도 빙하의 유실은 곧바로 멈추지 않았다. 이 시나리오 상에서도 관성에 의해 얼음은 계속 녹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예상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새뮤얼 쿡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한 예측치는 지난 2022년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기에 실제는 이와 다른 결과를 보일 것"이라며 "실제로 알프스 빙하는 우리가 시뮬레이션한 결과보다 훨씬 더 빨리, 많이 녹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어 "알프스 빙하가 사라지는 것은 주민, 사회기반 시설, 수자원 보유량 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숙제"라고 말했다.
알프스 빙하의 빠른 감소세는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다.
지난해 겨울에 이어 올 겨울에도 알프스 산맥 지대 스키장들은 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작년에 발표된 스위스 과학원(SCNAT)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없어진 빙하량은 1960년부터 1990년 사이 30년간의 빙하 소실량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과학원은 "빙하가 녹아내리는 속도는 급격히 빨라졌다"며 "앞선 1년과 비교하면 올해 빙하 소실량은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당시 관측 위원회는 2022년 스위스 전체 빙하량 가운데 6%가 사라진 데 이어 올해는 4%의 추가 손실이 관측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스위스 과학원은 "최근 2년간의 빙하 소실량은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라며 "대규모 빙하 손실은 여름철 유럽 전역을 휩쓴 폭염에 얼음이 녹고 겨울철 강설량마저 크게 줄면서 태양광을 반사해 빙하의 온도를 낮게 유지해 줄 눈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