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쇳물을 만들 때 나오는 부산물인 수재 슬러그를 처리하는 시설을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승인 없이 운영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포스코는 환경 당국 해석이 오락가락하면서 승인을 안 받았을 뿐 현재는 승인을 받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북 포항시는 포스코를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은 공소시효가 끝나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18일 포항시와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시는 지난해 12월 포스코와 최정우 회장을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포스코가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인 슬래그에 물을 뿌려 수재 슬러그로 만드는 시설을 승인받지 않고 운영했기 때문이다.

슬래그는 철광석에서 철 성분을 분리하고 남은 암석 성분이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설립 이래 지금까지 수재 슬러그를 시멘트 부원료로 팔고 있다.

하지만 수재 슬러그를 처리하는 시설이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이 필요한지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슬래그를 제품으로 본다면 폐기물 처리시설 승인이 필요 없지만 폐기물로 본다면 절차에 맞춰 행정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포항시는 지난해 환경부 질의를 거쳐 슬래그가 폐기물이란 의견을 받아 포스코가 법을 위반했다고 고발했다.

반면 포스코는 그동안 환경부로부터 수재 슬래그가 폐기물이 아니라 제품이란 의견을 받아 처리시설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운영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환경 당국이 최근 슬래그를 폐기물로 분류해 처리승인을 받도록 태도를 바꿨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고발에 따라 수사에 나선 포항남부경찰서는 환경부에 문의해 슬래그가 폐기물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만 슬래그 처리시설의 경우 처음에 만들었을 때 신고해야 하는 만큼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판단에 따라 포스코에 대해서는 불기소,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 대해서는 각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포스코는 포항시 고발 이후 올해 상반기에 슬래그 처리시설을 폐기물처리 시설로 승인받았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 관계자는 "고발 이후 6개월간 시간을 끌다가 최근에서야 경찰이 불기소, 각하 처분했다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환경 당국이 슬래그를 제품이라고 했다가 폐기물이라고 해석을 바꿔 혼선이 있지만 현재 슬래그 처리시설은 모두 행정기관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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