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수출 개선 여부는 글로벌 반도체경기 변화에 좌우될 것"
"전방 산업 수요 변화에 공급이 탄력적으로 조정되지 못해"
[데일리e뉴스= 천태운 기자] 한국은행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반도체 수출이 내년 중반께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선행지표의 움직임을 볼 때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회복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의 경기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우리 반도체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한은은 올해 중 전체 수출 감소를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출 개선 여부는 글로벌 반도체경기 변화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첫 번째 구조적 특징은 전방 산업의 수요 변화에 대응해 공급이 탄력적으로 조정되지 못하면서 주기적으로 경기가 변동한다는 점이라고 한은은 지적했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라인 조정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특징이 있어 2000년대 이후 IT경기 부진 등으로 전세계적인 메모리 수요가 감소하는 기간에도 수요 확대기에 늘어난 공급이 상당기간 유지되면서 단가가 크게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글로벌 반도체경기는 '수요 증가에 대응한 투자 확대 → 수요 감소 → 경직적 공급 조정에 따른 단가 하락 → 매출 감소'의 과정을 반복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과거 사례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투자가 크게 증가한 경우 1~2년 내 전세계 D램 매출액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올해 들어서도 2017년 이후 투자 급증의 영향으로 상반기 중 큰 폭의 초과공급이 발생하고 메모리 단가 하락세가 심화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