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부터 회장 맡아 글로벌 LG 주춧돌 쌓아
1995년 70세 맞아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승계
일선에서 물러난 후 사회공헌 및 전통음식 연구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LG 2세대 경영자였던 구자경 명예회장이 1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1925년생인 구 명예회장은 LG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장남으로 1970년부터 LG 2대 회장을 물려받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45세였다.
부산 사범학교 교사로 재직 중 1950년 부친의 부름으로 그룹의 모회사인 락히화학공업사(현 LG화학) 이사로 취임하면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1969년 부친의 별세로 구 명예회장은 1970년 LG 회장을 맡아 25년간 그룹 총수를 지냈다. 1987~1989년 사이에 전국경제인엽합회 회장도 역임했다.
취임 이후 범한해상화재보험, 국제증권, 부산투자증권, 한국중공업 군포공장, 한국광업제련 등을 인수했고 럭키석유화학(1978년), 금성반도체(1979년), 금성일렉트론(1989년) 등을 설립하며 그룹 외형을 키웠다.
70세를 맞은 1995년 구 명예회장은 장남인 고 구본무 회장에게 그룹을 넘겨주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재계 상황을 고려하면 70세는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었지만 그는 장남에게 경영을 넘겨주며 우리나라 재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특히 구 명예회장은 재직 당시 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연구개발(R&D)을 통한 신기술 확보를 우해 국내외에 연구소만 70여개를 설립했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과 동남아시아, 동유럽, 미주 지역에 LG전자, LG화학 해외 공장 건설을 추진해 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구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교육 활동과 공익재단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에 전념했다.
또한 충남 천안의 천안연암대학 인근 농장에 머물면서 된장과 청국장, 만두 등 전통음식의 맛 재현에 힘을 쏟았다.
고인은 슬하에 지난해 타계한 구본무 LG 회장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 부히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등 6남매를 뒀다. 부인 하정임 여사는 2008년 1월 별세했다.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최대한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