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시대 열렸지만··· 타행 계좌서 이체 계좌번호 못 불러와 '불편'
오픈뱅킹 시대 열렸지만··· 타행 계좌서 이체 계좌번호 못 불러와 '불편'
  • 천태운 기자 danbi@dailyenews.co.kr
  • 승인 2019.12.3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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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 정보 제대로 구현 않 돼 불편 가중··· 금결원 "은행이 알아서 할 일"
국민은행 "내년 1월 중 시스템 개발 완료"··· 우리은행도 개발에 속도 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천태운 기자] 하나의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앱)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송금 등을 할 수 있는 오픈뱅킹(Open Banking)이 지난 10월 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이달 18일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현재 오픈뱅킹을 통해 다른 은행의 계좌를 모을 경우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지만 계좌이체를 할 경우 타 은행에서 보냈던 계좌번호를 바로 가져올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오픈뱅킹 서비스가 수취인 실명과 계좌번호가 구현되지 않아 고객의 불편이 가중돼 편의성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KB국민은행 'KB스타뱅킹', 신한은행 '쏠'과 우리은행 '우리 원(WON)뱅킹'에서 써보니 타 은행에서 보냈던 수취인 계좌번호를 오픈뱅킹에서 가져올 수 없어 일일이 입력해야 했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상에서 과거 타 은행 계좌에서 보냈던 수취인 계좌번호 등을 불러올 수는 없다"며 "시스템 개발 이후 오픈뱅킹을 통해 다른 은행을 계좌이체를 했을 경우 해당 계좌번호는 입력이 돼 다시 계좌이체를 할 때 계좌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과거 이력을 불러와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KB국민은행이 고객의 불편한 점을 적극 수용해 오픈뱅킹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도 오픈뱅킹상에서 타 은행에 보냈던 송금 계좌번호를 구현하기 위해 현재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농협은행은 오픈뱅킹상에서 본인의 타 은행계좌에서 보냈던 이체 계좌번호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금융결제원에서 최근입금계좌 API를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타행의 기록을 임의로 가져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결제원은 은행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은행들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오픈뱅킹상에서 타 은행계좌 내역은 금융실명법상에 고객의 동의만 있다고 하면 볼 수 있다"며 "기존에는 은행끼리 그런 인프라를 만들지 않아서 못 썼던 것이고 이번에 오픈뱅킹을 통해 타 은행계좌를 등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결제원은 은행에 재료(인프라)를 제공할뿐이지 이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하는 것은 은행의 판단"이라며 "은행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고객의 정보(수취인 계좌정보 등)를 공개, 관리, 저장할지 알아서할 문제이지 오픈뱅킹의 문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오픈뱅킹 운영 관련 세부 추진 방안. (자료=금융결제원 제공)
오픈뱅킹 운영 관련 세부 추진 방안. (자료=금융결제원 제공)

한편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은 지난 18일 오픈뱅킹 공식 출범 서비스 행사를 열어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오픈뱅킹 서비스 초기에는 10곳 은행(NH농협·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KB국민·BNK부산·제주·전북·BNK경남은행)이 참여했다. 이후 16곳 은행과 핀테크 기업 31곳 등 47개 기관이 동참하면서 본격적인 오픈뱅킹 시대의 닻을 올렸다. 

종전까지는 각 은행별로 앱을 깔아 금융거래를 해야 하는 번거로운 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 주도로 오픈뱅킹이 본격 시행되면서 은행의 송금·결제망을 개방해 고객들은 제각각 흩어져 있던 은행 서비스들을 하나의 앱에서 이용가능하다.

더불어 고객 입장에서는 본인 명의의 타 은행 계좌를 등록해 계좌 조회 및 결제를 할 수 있고 다른 은행으로 송금도 할 수 있게 됐다.

핀테크 기업들도 은행권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핀테크 업체들은 별도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법을 통일하는 것)를 개발하지 않아도 오픈뱅킹을 통해 금융권 표준 API를 저렴한 비용(30원 또는 50원, 출금이체 기준)을 내고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들과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핀테크 기업들은 기존에 있던 인프라를 잘 쓰고 있었다. 이번에 오픈뱅킹이 구축되면서 수수료 비용을 대폭 낮춰 쓰면서 경제적 이득을 보게 됐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런 인프라를 아예 쓰지를 않았다. 이는 신사협정 같이 상호 간에 타행 계좌는 건드리지 말자라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금융결제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오픈뱅킹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은행들 간에도 경쟁에 불이 붙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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