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한남뉴타운 재건축 경쟁 '3파전' 압축··· '2강 1약' 구도
치열한 한남뉴타운 재건축 경쟁 '3파전' 압축··· '2강 1약' 구도
  • 최형호 기자 rhyma@dailyenews.co.kr
  • 승인 2020.01.2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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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강자자리 놓고 'GS건설‧현대건설' 경쟁
한남 3구역서 물 먹은 '대림산업', 다크호스
올해 재건축 핵심지역인 한남 3주구 한남하이츠 재건축 시공원은 GS건설에 돌아갔다. 사진은 한남 3구역 일대. (연합뉴스)
올해 재건축 핵심지역인 한남 3주구 한남하이츠 재건축 시공원은 GS건설에 돌아갔다. 사진은 한남 3구역 일대. (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최형호 기자] 올해 재건축 핵심지역인 한남뉴타운 3구역 한남하이츠 재건축 시공권을 GS건설이 따내며 향후 시공권 선점에 우위를 점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의 치열했던 3파전으로 진행된 가운데, GS건설이 281표(55.1%)를 얻어 228표(44.7%)를 얻은 현대건설을 제치고 한남하이츠 시공사로 선정된 것.

GS건설은 이번 수주전에서 조합 예정가격보다 100억원 이상 낮은 공사비 제안, 최소 설계변경을 통한 고급 아파트 조성계획 등 제안으로 조합원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임대주택을 짓지 않고 3.3㎡ 당 분양가를 7000만원대로 책정하겠다는 등 무리수를 남발한 대림산업은 이번 수주전에서 조합원 총회가 열리기 전에 일찌감치 포기했고, 재건축 강자인 '현대건설'도 GS건설의 치밀하고 합리적인 전략 앞에 속수무책 당했다. 

한남 뉴타운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보광동·이태원동·동빙고동 일대 111만205㎡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올해 서울 재개발 사업 최대어로 통한다. 공사 예정가격만 1조8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총 사업비는 7조원에 달한다.

건설사들이 부동산 규제로 인한 분양 침체와 해외 수주사업 부진의 돌파구로 한남 3구역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됐으며 5개 구역 중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된 한남1구역을 제외한 한남2~5구역이 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 재건축 절대강자 '현대건설', 챔피언 자리 GS건설에 내주나

이번 시공사 선정은 한남 3구역이 대대적인 정비 사업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조합원들은 재건축 선정과정에서 건설사들의 어떤 비전을 우선시하는지, 또한 어떤 브랜드를 선호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잣대였다.

한남하이츠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의 화려함보단 GS건설의 실용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GS건설의 '클린 경영'이 재건축 시장에서 선전하게 된 요인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결과이기도 했다.

또한 GS건설은 근소한 차로 현대건설을 다시 한번 제치면서 향후 재건축 시장 최강자에 오를 수 있는 발판 또한 마련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2조8320억원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시공사 선정에서 탈락의 쓴맛을 보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클린 경영'을 내세우며 금품 향응 제공 대신 시공비를 아껴 조합원들의 부담을 덜겠다는 GS건설의 재건축 공약에 밀리는 모습이다.  '화끈한 이주비', '최고급 건축 재료' 등 아낌없는 투자와 최고급 아파트 시공 지향으로 조합원들의 표심을 자극한 현대건설 특유의 비전이 GS건설의 클린 경영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두 건설사는 향후 한남뉴타운 2‧4‧5 구역 재건축 수주전에서 또 한 번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재건축 시장에서 누가 우위를 점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남 뉴타운 재건축 시장이 올해 가장 큰 정비사업인 만큼 새로운 절대강자의 탄생이냐 아니면 전통의 강자가 자리를 지키느냐를 둔 벼랑 끝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 치열했던 한남 3구역

한남 3구역은 정부 규제로 인한 분양 침체, 해외 수주 부진으로 인해 올해 건설사들의 유일한 먹거리 사업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수많은 재건축 정비 사업이 진행 중인데 지지부진한 다른 지역 정비사업장에 비해 한남뉴타운 지역은 상당한 진척을 보였다. 재건축 사업에 일가견이 있는 건설사들이 이곳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남뉴타운은 한강변 노른자라 불리는 지역에 위치해 있고, 특히 한남 3구역은 한남뉴타운 5개 구역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다. 한남하이츠 시공권을 따내는 것은 한남 뉴타운 지역을 선점해 나머지 구역까지 공사를 따 낼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남뉴타운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건설사들은 수년 전부터 조합원을 잡기 위해 치열한 물밑작업을 벌였다.

지난해 9월 19일 시공사 현장 설명회에서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5개 굵직한 건설사가 '단독입찰 참여 이행 확약서'를 보내 시공사 선정 결전의 서막을 알렸다.

그러나 '금융비 조달 부족' 등 유보금을 확보하지 못한 대우건설은 일찌감치 손을 뗐고, 역시 자금이 부족해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려던 SK건설도 중도 하차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건설사는 대림산업이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과 한남3구역 사업비 조달 협약을 체결으며 자금력은 5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먼저 갖췄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대림산업보단, 현대건설과 GS건설 쪽으로 무게를 뒀고, 결국 수주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대림산업은 무리수를 두게 된다. 대림산업은 조합원 측에 임대주택을 없앤다는 내용의 '임대주택 제로' 제안을 제시했고, 3.3㎡당 분양가 7200만원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현실성 없는 이 두 공약이 '탈락'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정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때 전체 가구의 15~30%를 임대주택으로 짓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사실상 임대주택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했던 셈이다.

조합원들은 이런 터무니없는 제안에 대림산업에 등을 돌렸고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대림산업은 총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수주전을 포기했다.

결국 현대건설, GS건설의 2파전으로 압축됐고 치열한 경쟁 끝에 한남 3구역 한남하이츠 재건축 시공은 GS건설 차지가 됐다.

한남 3구역 시공권을 얻기 위한 1차전은 이렇게 끝났지만 향후 한남뉴타운 재건축 정비사업은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3파전의 경쟁 구도로 이거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한남하이츠는 이미 3개 건설사가 조합원들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입찰경쟁에 뛰어들며 한바탕 전쟁을 치른 지역"이라며 "3사가 한 차례 입찰 경쟁을 벌인 만큼 새로운 건설사가 한남뉴타운 재건축 사업장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진입하려는 건설사가 이미 진입해있는 3개 건설사보다 더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하는데,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나머지 한남2~5구역이 재개발 시공권도 3개 건설사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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