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이슈] 게임사, 이용자 안전에 코로나19 타격 입은 PC방 업주 지원책 '고심'
[G 이슈] 게임사, 이용자 안전에 코로나19 타격 입은 PC방 업주 지원책 '고심'
  • 천선우 기자 bluecat@dailyenews.co.kr
  • 승인 2020.03.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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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무인선불 결제 관리비 면제··· 엔씨, 프리미엄 혜택 무료 제공
카카오게임즈 "PC방 혜택 유지 중요하나, 이용자 안전 우선시돼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동대문구 세븐 PC방. 동대문구 동안교회에서 시작해 세븐PC방으로 이어진 집단 감염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8명이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천선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PC방 업주들의 경영 악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게임사들의 가맹점주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PC방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여파로 2월 PC방 전체 매출이 전년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등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PC방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전국 PC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로 30~40% 이상 떨어졌다"며 "특히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은 지난해와 비교해 70% 가까이 매출이 감소해 생계유지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PC방 출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일부 게임사들이 가맹점주와 상의 없이 프리미엄 혜택을 별도로 가정에 판매하거나 이벤트 종료를 선언해 업주들이 더욱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프리미엄 혜택은 PC방에서만 누릴 수 있는 부가 서비스를 말한다. 이용자는 각종 아이템 및 재화, 경험치 등의 특별 혜택을 얻을 수 있어 가맹점주 입장에선 고객 유치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가맹점주는 게임사와 각각의 게임별 계약을 통해 '로열티'를 지급하고, 시간제 마일리지 형식으로 운영한다. 이용자가 해당 게임을 즐기면서 특별한 혜택을 얻는 대신 이용한 시간만큼 마일리지가 차감되는 구조다. 

현재 게임사들은 프리미엄 혜택 유지, 무료 제공 등 PC방 지원 의사를 선뜻 밝히기에는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PC방이 집단 감염 우려가 높은 사업장으로 낙인찍히면서 '이용자 안전'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이용자 지키기에 나섰다. 넥슨은 '피파온라인 4'에서 삼일절을 기념해 'PC방 버닝' 이벤트를 기획했으나 당초 계획을 바꿔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변경했다. 이어 '던전앤파이터'나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등의 주류 게임들도 집에서도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조치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에서 진행한 PC방 누적 접속 시간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보상 지급 기준을 조정하고, 성장 지원 혜택까지 대폭 상향했다.

게임 업계는 기존 프리미엄 혜택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추가하면 자칫 PC방에 이용자를 밀어 넣는 형국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사실 어려운 문제다"고 운을 떼며 "게임사가 프리미엄 혜택을 강화할 경우, 이용자 안전 문제를 도외시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게임사가 선뜻 지원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이 종료되면 이후 가맹점주와 붐업(Boom-up) 할 수 있는 새로운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다"며 "현재로선 코로나19가 조속히 종식되길 기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에 나선 게임사들도 있다. 엔씨는 지난달 28일 G코인 사용량의 50%를 보상 환급하는 '페이백(Payback)'을 도입했다. 이달 5일에는 G코인 전액을 무료 제공하는 등 지원방안을 대폭 강화했다.

넥슨의 자회사 엔미디어플랫폼은 지난달 26일, 자사가 서비스하는 PC방 통합 관리프로그램 '게토'를 사용하는 가맹점주 중 영남지역 PC방 사업자에게 무인선불비 관리비를 면제했다. 면제 기간은 4월까지이며, 대상 가맹점에는 문자를 통해 별도로 안내됐다.

카카오페이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이달 11일부터 6월 30일까지 카카오페이머니에 대한 결제수수료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기간 가맹점주들은 카카오페이머니로 이뤄진 결제에 대해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청 방역팀이 왕십리2동 한 PC방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PC방 업계의 악재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 한 PC방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탓이다. 관내 확진자 4명이 PC방에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고, 추가로 18명의 감염으로 이어졌다. 확진자가 몸담은 PC방 업주는 자체적으로 영업을 종료했지만, 서울시는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하면서 PC방 업계의 위기감은 우려에서 현실로 뒤바뀌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통해 노래방이나 PC방 등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에 영업 중단 권고 및 영업금지 행정명령까지 검토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발언에 이어 시는 본격 적인 단속에 나섰다. 13일 산하 자치구와 합동으로 공무원 1221명을 긴급 투입해 고위험사업장(PC방·노래방 등) 1만4671개소를 전수조사에 돌입한 것. 현재 서울 지역 전체 PC방 사업장은 총 3982개소다.

시는 당장에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으로 보이진 않으나 조사 과정에서 방역 체계가 미흡하다면 강제적인 조치도 불사할 기세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대책본부의 가이드라인 등 방역 평가항목을 근거로 일괄 단속에 나서고 있다"며 "평가 종료 시점 등의 구체적인 일정을 나오지 않았으나 조사 과정에서 일부 방역이 미흡한 업체들에 대한 행정 조치가 시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PC방협회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건너서 착석하게 하는 운영 방식을 시행했다. 또 이용자의 퇴실 후 키보드, 헤드셋 등을 소독하는 등의 방역 활동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을 사업장 내에 구비하는 것이다"며 "정부가 나서 지원해줬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PC방협회가 다른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넥슨은 "앞서 지원정책 일환으로 대구·경북 지역 PC방 업주들을 대상으로 2월, 3월 무인선불관리비를 면제했다"며 "문화체육관광부의 일부 관련 문의는 있었으나 향후 가맹점주에 대한 후속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회사 사업 포트폴리오가 모바일 쪽에 95% 이상 비중이 쏠려 있어, 별도의 PC방 프리미엄 혜택 지원은 없다"며 "피망, 맞고, 고스톱 등의 일부 게임은 자회사가 별도로 관리 중에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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