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공직자는 부처 공무원 아닌 대한민국 공무원
[김병호 칼럼] 공직자는 부처 공무원 아닌 대한민국 공무원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4.02.1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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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간 칸막이를 걷어내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벽허물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우선 당장 국토부와 환경부가 국장을 맞교환하는 등 10개 국장급과 14개 과장급이 인사 교류를 통해 부처 이동을 이달 중 실시한다. 

이번 조치는 윤석열 대통령이 “과제 중심으로 부처 간 협력체계를 강화해달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부처 간 칸막이를 과감하게 허물고 과제 중심으로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대표적으로 국토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관과 환경 규제를 담당하는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이 자리를 바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관과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국장도 맞교환된다. 

정부는 산업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과 중소벤처기업부 특구혁신기획단장을,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기획관과 과기부 성과평가정책국장,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지원국장과 외교부 개발협력담당국장도 서로 바꾼다.

과장급 간부 중에는 해양수산부 해양레저관광과장과 문화체육관광부 국내관광진흥과장, 기재부 개발사업과장과 외교부 개발전략과장, 교육부 중등직업교육정책과장과 고용노동부 직업능력평가과장 등도 자리를 바꿔 일하게 된다.

그동안 일부 부처에서 간부들이 파견이나 교환 근무를 하긴 했지만 이번엔 규모가 대대적이다. 대통령이 직접 지시할 정도로 비중이 큰 과제가 됐다. 잘 되면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인사 교류 대상자에게는 교류 수당을 대폭 인상하고 우수 성과 자에 대한 특별성과가산금도 지급한다고 한다. 교류 경력이 있으면 조기 승진 기회도 제공한다. 의욕을 북돋아 주기 위한 것인데 이렇게 되면 교류 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처 간 간부 교환을 통해 칸막이를 해소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정의 방향이다. 앞으로 더 확대해서 공무원들이 ‘나는 어떤 부처 공무원’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행정은 어느 한 부서에서만 국한된 게 아니다. 복지부의 저출산 만해도 총리실, 기재부, 국토부, 교육부, 여성부 등 여러 부서가 끈처럼 연결돼 있다. 이럴 때 간부를 서로 교환해서 정책을 추진하면 안목을 넓히면서 교류 협력도 강화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간부 맞교환을 통한 부처 간 벽허물기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또 성공해야 한다. 그래야 행정이 효율화되고, 업무 성과도 커진다. 부처 간 간부 교환은 매주 중요한 프로젝트다.

다만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아야 한다. 승진을 위한 기회로 이용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맞교환하는 부처의 업무를 파악해서 전문가가 되고, 이를 부처 간 시너지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정부도 간부급 공직자 맞교환 사업을 확대하고, 공직자들도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라는 생각으로 무장해야 한다. 모처럼 대규모로 실시되는 고위 공직자 맞교환이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성과를 내도록 지혜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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