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조현민'이란 짐을 떠안은 한진그룹
[데스크 칼럼] '조현민'이란 짐을 떠안은 한진그룹
  • 전수영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19.06.1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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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물컵 갑질'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일선에 돌아왔다. 이를 두고 고(故) 조양호 회장의 자녀 삼 남매간 경영 분쟁 논란은 사그라들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서선 비판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한진그룹은 물컵 갑질에 대해 무혐의를 받은 만큼 경영 복귀는 문제없다는 태도다.

물론 법원으로부터 무혐의를 받았기에 경영 복귀가 법적으로 걸리는 문제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물컵 갑질을 한 사실은 변함이 없고 국민 여론도 여전히 곱지 않다. 당장 한진그룹에 도움보다는 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런데 한진그룹이 조 전무를 두둔하는 발언은 더 의아하다. 한진그룹은 조 전무에 대해 "검증된 마케팅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조 전무가 대한항공 10여 년 이상 광고,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성과를 냈다며 이번 복귀를 통해 주주 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 전무는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대한항공의 광고를 총괄했다. 귀에 익은 'Excellent in Flight KOREAN AIR'라는 카피의 광고를 만들어냈다. 광고 분야에서는 그야말로 '히트를 한 것'이 맞다. 수없이 많은 광고 카피가 생몰하는 현장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광고를 이끌었으니 능력이 좋다고는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불명예스러운 자신의 이름이 Excellent in Flight KOREAN AIR 카피보다 더 많이 사람들의 이름에 오르내렸다면 과연 마케팅전문가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까.

더욱이 조 전무가 한진칼에서 사회공헌 분야를 맡는다는 것이 뜨악하다. 회사의 브랜드를 높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맡아야 하는 업무인데 현재 그의 이미지가 얼마나 이에 부응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룹 차원에서 얼마나 심사숙고했는지도 궁금하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개선하는 차원에서 오빠인 조원태 회장이 이런 업무를 맡겼을지도 모른다. 한번의 실수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재단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조 회장의 판단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때가 좋지 않다. 조 전 회장 별세 후 그의 지분을 누가, 어떻게 인수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다양한 추측이 있었지만 공통된 의견은 당장 삼 남매와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상속세를 낼 만큼의 자금이 없다는 것이었다. 워낙 큰 금액이기에 바로 내지 않고 나눠 낼 수 있다. 그렇기에 조 전문의 복귀가 상속세를 내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삼은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마침 오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이 이사장이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검찰의 항소 여부에 따라 재판을 더 이어갈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두 사람의 경영 복귀도 문제가 없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처럼 삼 남매를 지나치게 몰아세울 필요는 없다. 그렇다 해도 갑질에 명품 밀수를 쉽게 이해해주고 넘길 이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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