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남매의 난' 본격화··· 오너가 경영 '위기론' 대두
한진家 '남매의 난' 본격화··· 오너가 경영 '위기론' 대두
  • 최형호 기자 rhyma@dailyenews.co.kr
  • 승인 2019.12.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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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부사장, 경영참여 본격화··· 조원태 압박
KCGI 등 외부 주주 지분 늘리며 경영참여 시사
반도건설, 어느 쪽에 서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방
경영권 다툼을 두고 한진가(家) 두 남매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 됐다. (사진=연합뉴스)
경영권 다툼을 두고 한진가(家) 두 남매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 됐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최형호 기자] 경영권 다툼을 두고 한진가(家) 두 남매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겨냥해 고 조양호 전 회장의 뜻과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며 반기를 들고 나선 것.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한진그룹 '남매의 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재계는 한진가 경영권 분쟁에 본격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주주는 반도건설이라 얘기한다. 반도건설이 어떤 편에 서느냐에 따라 경영권의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반도건설이 "단순 투자일 뿐 경영권 참여는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진칼 경영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또한 재계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선전포고로 한진칼의 지분정리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칼의 주요 주주들을 보면 우선 강성부 펀드라 불리는 KCGI(지분율 15.98%)와 델타항공(지분율 10%)이 양대산맥을 이룬다. 여기에 최근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계열사(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6.28%)이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은 28.94%로 확고하다. 조원태 회장이 6.52%를,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조현민 전무는 6.47%, 이명희 전 이사장은 5.31%를 보유 중이다. 그러나 '남매의 난'이 본격화돼 지분이 뿔뿔히 흩어지면 지분 구조의 대대적인 재편은 불가피하다.

우선 한진가는 조원태 회장의 독단적인 경영에 단단히 뿔난 상황이다.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과 누나인 조 전 부사장의 지분을 합칠 가능성이 큰 배경이기도 하다.

앞서 조 전부사장은 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향후 다른 주주들과의 연대해 조 회장의 한진그룹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을 일방적으로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사실상 조 전 부사장이 향후 다른 주주들과의 연대해 조원태 회장의 한진그룹 경영을 압박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상황이 이러면 주주끼리 연대는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남매간의 갈등이 지속되면 자칫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실제 KCGI와 반도건설은 최근 지분을 추가로 취득했다.

KCGI는 보유지분 15.98%에서 추가 취득해 17.29%로 늘렸고, 반도건설은 지난 10월 주식을 또 사들여 기존 5.06%에서 6.28%로 1.22%를 추가로 확보했다. 두 지분을 합치면 23.57%. 오너가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6.52%,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9%, 조현민 전무는 6.47% 이명희 전 이사장은 5.31%를 보유 중이다. 합계는 28.94%다. 여기에 조원태 회장의 우군인 델타항공 지분(10%)을 합치면 38.94%가 된다.

그러나 KCGI가 주총 때까지 반도건설 지분을 포함한 소액주주들에게 물밑작업을 진행하면 한진칼 오너일가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재기됐다. 혹여 남매 간 갈등이 극에 달해 조 전 부사장이 KCGI로 돌아서면 한진칼 경영구조는 새로운 판도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만약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과 선을 긋고 KCGI 등과 연대한다면 한진칼 경영 구조의 판도는 새로워질 것"이라며 "만에 하나 조현아 전 부사장과 이명희 고문이 지분을 합치면 조원태 회장 위기론까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KCGI와 한진가 오너 간 경영권 대립각을 형성할 수 있는 매개체로 반도건설을 꼽고 있다. 반도건설이 KCGI 혹은 조 회장 쪽 중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1945년 창업한 후 70여 년간 이어온 오너 경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외부 주주가 새로운 경영권을 쟁탈할지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

현재까지 반도건설은 한진칼 경영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피력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현재까지 경영권 참여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지분을 늘린 것은 투자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며 선을 그었다.

재계는 주총이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방의 기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23일까지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만약 내년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되면 그룹 경영권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입장자료를 내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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