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파열음··· 누가 이겨도 내상 깊어진다
한진家 파열음··· 누가 이겨도 내상 깊어진다
  • 전수영 기자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20.02.05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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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고문·조현민 전무, 조원태 회장 편에 서
조 회장 vs. 조 전 사장 측 지분 차이 1.47%
패배할 경우 경영에서 배제··· 갈등 치유 힘들어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대한항공)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대한항공)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한진 오너가(家)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조원태 한진 회장 겸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에 대해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과 손을 잡겠다고 밝히자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남매의 난'이 벌어지면서 갈등이 시작됐지만 편 가르기가 구체화되면서 어느 쪽이 이겨도 내상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자칫 가족의 연이 끊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달 31일 법무법인 태평양은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명의의 3자 공동입장문을 통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가능성으로만 제기됐던 3자 연대가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이들 3자는 조 회장의 퇴진 요구 의사를 명확히 하면서도 직접 경영에 나서기보다는 전문경영인제도를 도입해 벼랑 끝에 서 있는 회사를 살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싸움이 아닌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는 뜻임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조 전 부사장이 가족 문제에 외부인을 끼어들게 한 것이 문제라며 조 회장 편에 설 것을 밝혔다.

결국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발판으로 뜻을 같이하는 이들을 모아 한쪽은 현 경영체제를 바꾸고자, 다른 한쪽은 지키고자 표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조 회장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6.52%를 가지고 있으며, 이 고문은 5.31%, 조 전무는 6.47%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우호지분으로 사업파트너인 텔타항공 10%, 특수관계인 4.15%, 카카오 1.0%를 꼽을 수 있다. 이들 모두를 합하면 33.45%다.

반면 3자 진영은 조 전 부사장 6.49%, KCGI 17.29%, 반도건설 8.20% 등 총 31.98%다.

두 진영 모두 과반이 되지 않아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만 한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는 조 회장 진영이 약간 유리한 형국이다. 그룹 내부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조양호 회장 별세 후 그룹을 잘 이끌어왔다는 점이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모친과 동생의 지지를 받음으로써 명분도 충분히 확보했다는 평가다.

반면 조 전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그룹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이 중간지대의 주주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KCGI와 반도건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대한항공 경영권을 누가 차지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 업계는 조 회장 진영이 승리할 경우 그룹 내 조 전 부사장의 자리는 없어지게 되고, 조 전 부사장 진영이 이길 경우 자신을 뺀 가족 모두를 경영에서 배제할 가능성도 있어 매년 주주총회 때마다 지분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주총이 끝난 후라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진이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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