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100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삼성'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100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삼성'
  • 최형호 기자 rhyma@dailyenews.co.kr
  • 승인 2019.11.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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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창립 50주년 '상생'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
기존 사업 유지, 신사업 발굴 위한 과감한 투자 '현재 진행형'
삼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밝은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강행한다'이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밝은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강행한다'이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최형호 기자] 삼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밝은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강행한다'이다. 그간의 삼성의 행보를 보면 다른 기업들이 현재에 충실할 때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아침이 오기 전 어둠을 정면으로 맞선다는 삼성만의 가치 철학이 지금의 삼성을 있게 한 셈이다.

삼성은 그간 불투명한 미래를 희망으로 변화하기 위해 투자에 과감했다. 선대인 이병철 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전 회장, 현재의 이재용 부회장에 이르기까지 3대 경영진에 걸친 대대적인 변화에 맞게 어둠에 차근차근 대비했다. 

지난 1일 열린 삼성의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삼성의 미래 청사진이 간접적으로 제시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초일류 100년 기업의 초석으로 '상생'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1999년 30주년에 매출 100조원, 정보기술(IT)업계 글로벌 3위 진입이라는 목표를, 2009년 40주년 행사에선 2020년 매출 4000억 달러,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실제 삼성이 제시한 비전은 모두 이뤄졌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발언한 '상생'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 부 회장이 삼성의 전 임직원들을 상대로 상생 키워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이 부회장의 발언을 두고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삼성의 권위적인 조직문화의 탈피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이끌어내 지금보다 더 실용적인 가치를 생산하자는 의미가 내포됐다고 분석한다. 이로 인해 계열사는 물론 세계 유수 협력사와의 상생을 통한 삼성만의 실용적인 경영방침을 확고히 하고, 세계적 기업의 책무인 사회적 책임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100년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이 부회장이 삼성 수장으로서의 적합한지에 대한 평가는 이제부터라고도 했다. 그간 선대가 닦아놓은 경영 철학을 이 부회장이 고스란히 물려받고 간직했다면 이제는 이 부회장 스스로 삼성을 개척해야하는 원점에 놓였다는 것이다.

이유는 내년 경제전망 악화에 따른 삼성의 행보가 주목되기 때문이다. 이를 좌지우지 할 인물은 이 부회장이기 때문.

유진투자증권 보고서를 보면 내년 경영환경은 올해보다 더 악화되고 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회복도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칠 것이라 전망했다.

삼성의 주 먹거리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침체 또한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매출 규모를 보면 지난해 9월 162억5000달러를 최고점으로 찍은 이후 올해 4월 67억3000만달러로 7개월 만에 59% 급감했다.
특히 반도체 핵심인 D램은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 중이고 시장 절대 규모는 이미 바닥을 치고 있다.

실제 올해 삼성전자의 월별 주가를 보면 5월과 8월에 미중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5월은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 제재조치를 강화했고, 8월은 매 주마다 무역 분쟁 관련 악재가 터졌다. 여기에 반일감정에 따른 일본의 한국 반도체 수출을 강화하면서 삼성은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삼성 또한 매출 부진을 피해가지 못했다. 삼성의 올해 3분기 주요 계열사 10개 사의 영업이익은 총 8조49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0%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0조원 넘게 줄었다.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해 3분기 17조원대의 영업이익이 이번에는 7조원대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3분기 13조원의 역업이익을 남긴 반도체는 올해 3분기 3조원의 영억이익을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반도체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55.1%에서 17.3%로 급락했다.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고 비메모리 이익도 감소했다.

반면 업계는 세계 반도체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삼성이 부진보단 선전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한 나머지 반도체 기업들이 적자에 허덕일 때 삼성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놨다는 평가도 내렸다. 실제 8월 이후 삼성은 다시 살아났다. 8월의 악재가 일종의 변곡점을 맞은 셈이다. 삼성은 9월 이후 갤럭시노트10을 출시했고 3분기 기준 8500만 대를 판매했다. 올해 1억2000만대 판매가 예상되면서 반도체 사업의 부진을 조금이나마 만회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열린 삼성의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이 부회장은 이날 초일류 100년 기업의 초석으로 '상생'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열린 삼성의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이 부회장은 이날 초일류 100년 기업의 초석으로 '상생'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자리 또한 이때부터 평가받기 시작했다.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과연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D램 세계시장에서 40%가 넘는 점유율로 28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계속해서 세계 시장이 위축되면 그만큼 삼성 반도체도 영업이익 면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선택은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돌파구로 삼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연구개발(R&D) 및 생산기술 확충에 총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한 바 있다. 또한 지난 8월 미래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5세대이동통신(5G)·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3년간 총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퀀텀닷(QD)을 육성하기 위해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디스플레이도 반도체처럼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1위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셈이다. 신사업도 발굴하고 키우겠다고 했다.

즉 이 부회장은 주력사업 부문에서는 지금처럼 타사와의 압도적 격차를 벌이고 미래를 위해 새로운 분야의 신사업을 발굴하고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과감한 투자는 불가피하다는 게 이 부회장의 지론인 것이다.

이런 이 부 회장의 과감한 베팅에 업계는 내년 경기 침체에도 불구, 삼성은 청신호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나금융그룹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D램 가격은 올해 3분기 들어 가격 하락폭이 확연하게 완만해졌고 지난달에는 한자리수 초중반으로 하락폭이 좁혀진 상태다. 내년 삼성전자의 반등을 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김경민 하나금융그룹 애널리스트는 "삼성은 반등 성격의 회복이 어느 정도 이뤄졌고 올해 안으로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며 "내년에는 회사 차원의 구조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의 내년 실적도 밝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은 매출 262조2000억원, 영업이익 39조원, 순이익 30조4000억원으로 올해 예상 실적 매출 232조7000억원, 영업이익 27조3000억원, 순이익 22조1000억원 대비 각각 13%, 43%, 3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 부문별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변화는 반도체 13조5000억원 → 19조7000억원(6조2000원↑), 디스 플레이 1조9000억원 → 3조5000억원(1조6000억원↑), IM 9조1000억원 → 12조7000원(3조6000억원↑) 등 전 부문에 걸쳐 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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