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네치아, 기후변화로 역대급 침수 피해
이탈리아 베네치아, 기후변화로 역대급 침수 피해
  • 김지원 기자 tidls741852@dailyenews.co.kr
  • 승인 2019.11.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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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187cm 상승··· 도시 80% 이상 물에 잠겨
산 마르코 대성당이 물에 잠긴 모습. (왼쪽부터) 모랄리아 베니스 총대사제(Patriarca Moraglia), 루이지 브루냐로(Luigi Brugnaro) 베네치아 시장. (사진=Luigi Brugnaro 트위터)
산 마르코 대성당이 물에 잠긴 모습.  모랄리아 베니스 총대사제(Patriarca Moraglia왼쪽 첫 번째), 루이지 브루냐로(Luigi Brugnaro가운데) 베네치아 시장. (사진=Luigi Brugnaro 트위터)

[데일리e뉴스= 김지원 기자]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12일 오후(현지시간) 기준 최대 187cm까지 오르면서 194cm를 기록했던 1966년 이래 역대 최악의 침수를 겪었다. 베네치아는 해수면 상승과 더불어 지난 세기에 23cm가량 가라앉았다.

베네치아는 베네치아만(灣) 안쪽의 석호 위에 흩어져 있는 여러 섬으로 이루어져 지반이 약해 근래 지반침하와 석호 오염으로 문제를 겪고 있다. 베네치아시에 따르면 이 지역의 대부분은 해발 1.1~1.4m 정도로 1960년부터 140cm 이상의 만조를 19번이나 겪었다.

외신들에 따르면 베네치아는 매년 늦가을과 초겨울 강수량이 많아 조수가 높아지는 '아쿠아 알타(acqua alta)' 현상으로 시내가 정기적으로 침수된다. 조수가 100~120cm씩 오르내리는 것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일간 홍수가 지속되며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동반한 열풍으로 조수가 급상승해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기상당국은 파악했다.

로이터는 이번 조수 급상승으로 전체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됐으며 새벽에 잠시 수위가 내려갔지만 후반에 악천후가 더 심해지면서 배터 근처로 폭풍이 밀려왔다고 전했다.

베네치아 시장은 이번 재난이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홍수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우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정부에 도움을 요청한다. 피해 규모가 수억 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주(州)의 루카 자이아(Luca Zaia) 주지사도 트위터로 "종말이 온 것 같은 참해다. 도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언급했다.

1984년에 베네치아를 조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모세 프로젝트(MOSE Project)는 수십억 유로의 비용이 들었으나 결국 이탈리아 내 부패, 비용 초과 및 장기 연장 등 인프라에 문제가 생겨 지연됐다.

브루냐로 시장은 "모세가 있었다면 이 예외적인 만조를 피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원래 2011년에 시작될 것으로 계획했던 이 프로그램은 2021년부터 작동될 예정이다.

베네치아의 여러 문화유산도 수해로 피해를 입었다. '유럽의 응접실'이라 불리는 산 마르코 광장이 1m 이상 물에 잠겼고, 9세기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 마르코 대성당도 침수됐다. 산 마르코 대성당이 침수 피해를 본 것은 1200년 역사상 6번째로 이 가운데 네 차례는 최근 20년 사이에 일어났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심의 역사지구는 바닷물에 휩쓸린 음식점의 의자, 식탁, 쓰레기, 건물 잔해 등이 나뒹굴어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바닷물에 떠밀려 올라온 선박들이 거리 곳곳에 떠다녔다.

베네치아 당국은 이번 수해로 바포레토(수상버스) 등의 교통수단을 포함해 최소 60여 척의 선박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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