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국가들이 케냐 나이로비에서 4일(현지시간) 개막한 아프리카 첫 기후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에 재정 지원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술 지원을 촉구했다.
오는 1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을 앞두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협력 강화를 위해 개최된 이번 정상회담은 '녹색성장 촉진과 기후재정의 해법'을 주제로 오는 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참가국들은 '나이로비 선언'을 채택할 계획이다.
나이로비 선언은 기후재정, 재생 가능한 에너지, 토지 사용, 지속가능한 사회 기반시설 등의 주제에 대한 논의와 국제사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정 지원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술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첫 기후 정상회의라는 점을 포함, 이번 회의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이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온 '기후 피해국'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전문가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아프리카는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이 3.8%에 불과해 기후 책임에 있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계산해도 아프리카는 1.04톤으로 전 세계 평균인 4.69톤보다 현저히 낮은 상태다.
그럼에도 아프리카 대륙은 기후변화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륙으로, 이로 인한 피해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앞서 세계기상기후(WMO)는 '2022 아프리카 기후현황 보고서(State of the Climate in Africa 2022)'를 통해 아프리카의 기후변화 위험성을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리카 대륙에 사는 인구 중 1억1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홍수와 가뭄으로 직접 피해를 입었으며 경제적으로도 85억달러(11조20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세부적으로는 물 관련 피해로 발생한 사망자 수가 5000여명이며 이중 48%는 가뭄, 43%는 홍수가 원인이었다.
WMO 측은 아프리카 대륙이 타 대륙 대비 날씨 추적용 레이더 시설이 부족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일기예보 시스템이 열악한 만큼 재난급 기후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
이어 WMO는 "아프리카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 미만이지만 기후변화 영향에서는 가장 취약한 대륙"이라며 "기상 조기 경보 서비스 도입 등 국제사회의 주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니세프 역시 아프리카의 기후피해에 집중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지난 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49개국 중 48개국 어린이들의 '어린이 기후 위험 지수(CCRI)'가 높음 또는 매우 높음 단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아프리카 내에서도 극빈에 시달리는 국가일 수록 어린이들의 피해도가 높아지며 물, 보건, 위생과 같은 필수적인 사회기반시설조차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아프리카 최빈민국으로 꼽히는 소말리아는 지난해 가뭄으로 인한 5세 미만 사망자만 2만명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다자간 기후기금(MCF) 중 기후 위기로 위험도가 높아진 어린이를 후원하는 비중은 2.4% 뿐인 상황이다.
리케 반 데 비엘 유니세프 부국장은 "신체적으로 취약한 어린이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대처 능력이 떨어져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음에도 그들을 돕기 위한 활동은 충분치 않다"며 어린이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 주최자인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또한 "국제사회가 아프라카 대륙에 재정을 지원하고 각국의 부채 부담 완화를 도와야한다"고 호소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