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요소수 중국 의존도 91.8%, 대폭 낮춰야 한다
[김병호 칼럼] 요소수 중국 의존도 91.8%, 대폭 낮춰야 한다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3.12.06 0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021년 화물차와 건설 중장비 등 대형 경유 차 운행을 멈추게 했던 요소수 부족 사태가 다시 재연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최근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국내로 들어올 중국산 요소가 줄어든 게 발단이다.
  
중국산 산업용 요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1년 71.7%에서 올해 91.8%로 20.1%나 높아졌다. 중국이 요소를 통제해 고통을 겪었으면 수입선을 다변화하거나 국내 생산을 늘려 중국 비중을 낮춰야 하는데 오히려 더 높아졌다. 이해가 안 된다.
  

최근 요소수 사태가 재연될 기미를 보이자 정치권까지 나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에서 “중국 통관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요소 수출을 막으면서 2년 전 겪었던 요소수 대란이 반복되는 게 아닌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계 당국은 정확한 상황 파악은 물론이고 공급 원활화를 위한 대책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전임 정부는 2년 전 요소수 대란을 겪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철폐했고, 그 결과 71%였던 (중국) 의존도가 91%까지 올랐다”고 비판했다. 
  
다급해진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정부-업계 합동 요소 공급망 대응 회의’를 열었다. 대체 수입처를 통해 요소를 확보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는데 산업부는 중국의 정치적 배경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3개월 물량이 확보돼 있어 아직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한국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요소 비료 업계의 주요 기업들이 내년도 수출 총량을 자율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부의 수출 통관 보류에 맞춰 중국 요소 비축과 무역 기업 15곳이 수출 총량 94만4000t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는 보도다. 2024년 요소 수출 자율 (제한) 협의를 체결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의 우려에 이번 사태가 중국 내 요소 수급 문제라며 한국 측의 문제 제기를 살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중 공급망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말을 했다고 한다.
  
간추리면 중국 내에서 요소 수급에 문제가 발생해 수출을 제한했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요소수 대란을 걱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은 정부를 비판했고, 정부는 3개월분 물량이 있어 당장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2년 전 요소수 대란을 겪었는데도 왜 중국 의존도가 더 높아졌느냐 하는 점이다. 2년 전 중국 의존도가 71%였으면 지금은 50%대로 떨어져야 하는데 90%대로 뛴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국내 생산을 늘리든지, 수입선을 답변화했다면 이런 걱정은 없을 것이다.
  
요소수는 화물차와 건설 중장비, 청소차 등 경유 차에 꼭 들어간다. 요소수가 없으면 차량 운행을 할 수 없다. 이렇게 중요한데 중국이라는 한 나라에 91%나 의존하는 것은 경제 안보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정부는 이번에도 대충 넘어가선 안 된다. 중국의 비중을 50% 밑으로 떨어뜨리고 다른 나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수입선이 다변화되면 중국이 지금처럼 요소수 수출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변화가 어려우면 국내 생산을 늘려야 한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요소수의 중국 비중이 현재 91.8%에서 95%를 넘는다면 국내 화물트럭과 건설 중장비 등 대형 경유 차의 운명이 중국에 달리는 셈이다. 트럭이 한국에 있어도 중국 요소수가 들어와야 차가 움직인다는 얘기다. 
  
정부와 업계는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의 행태를 뻔히 알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만리재로 14 르네상스타워 1506호
  • 대표전화 : 02-586-8600
  • 팩스 : 02-582-8200
  • 편집국 : 02-586-8600
  • 광고마케팅국 : 02-586-86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남현
  • 법인명 : (주)데일리경제뉴스
  • 제호 : 데일리e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5140
  • 등록일 : 2018-04-25
  • 발행일 : 2018-05-01
  • 대표이사/발행인 : 김병호
  • 편집인 : 정수성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김병호 02--586-8600 dailyenews@naver.com
  • 데일리e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데일리e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e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