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중소기업, “가장 유용한 정책은 세제·금융지원”
[김병호 칼럼] 중소기업, “가장 유용한 정책은 세제·금융지원”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3.12.1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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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소기업은 2024년 기업 환경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올해 정부가 추진한 정책 가운데 중소기업에 가장 유용한 정책은 또 무엇일까?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경제계, 정부 정책 당국자들이 알아야 할 내용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1월 중소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경영 실태 및 2024년 경영계획을 조사했는데 올해 가장 유용했던 정부 정책은 세금 감면·납부유예(23.2%), 대출만기 유예·연장(19.2%), 경영안정 지원(16.0%)이라고 대답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금리 부담이 커졌고, 이에 정부가 세금 감면, 대출 연장 등의 조치를 취했는데 이런 조치가 실질적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중소기업은 올해 경영에 대해서는 49.8%가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어렵지 않았다는 응답은 18.4%에 불과하다. 어려움을 겪은 중소기업이 2.5배는 더 많았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어도 중소기업 상황은 아직도 봄이 아닌 겨울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이 겪은 어려움은 무엇일까? 수요 위축(복수 응답)이 47.4%로 가장 많이 지적됐다. 인건비 상승(31.7%), 금리 인상(30.9%), 자금조달 곤란(29.7), 원자재 가격 상승(24.5%), 인력난 심화(22.5%) 등도 어려움을 주었다. 

수요 위축은 물건이 팔리지 않고, 장사가 잘 안됐다는 얘기인데 내수 부진이 원인이다. 내수가 살아나려면 소비가 늘어야 하는데 국민이 지갑을 열어 돈 푸는 것을 망설인다는 뜻이다. 소비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내년 전망은 57.4%가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가 어려웠기 때문에 내년도 어렵다는 얘기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26.8%였고, 좋아질 것이라는 대답은 15.8%에 머물렀다. 내년 상황을 더 어렵게 보고 있었다.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가 펼쳐야 할 정책이 무엇인지 물었는데(복수응담) 금융 비용 부담 완화(64.6%)가 1위였다. 금리를 내리든지, 이자 부담을 줄여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주 52시간제 개선 등 노동 유연화(35.4%)였는데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하고 싶다는 뜻이다. 
이번 설문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중소기업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큰데 내수까지 부진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내년도 중소기업 정책을 추진하면서 설문조사 내용을 잘 반영해야 한다.

대기업이 수출을 많이 하고, 내수 시장을 견인해서 경제를 일으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이 잘 굴러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중소기업이 탄탄해야 경제 기반이 견고해진다. 일자리 창출도 많아진다.

대기업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는 해도 로봇, 자동화, AI(인공지능) 등이 대거 활용되면서 생각보다 일자리가 많이 생기지는 않는다. 일자리를 생각하면 중소기업이 살아나야 한다. 중소기업에서 일자리 마련이라는 개미역사가 일어나야 한다. 

중소기업이 잘 돼야 대기업이 잘 되는 것은 다들 아는 얘기다. 현대자동차를 예로 들면 현대차는 수백, 수천 개의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을 납품받아 완성차를 생산한다.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해 불량 부품을 만들거나,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 현대차까지 어려움을 당한다. 현대차가 잘 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잘 돼야 하는 이유다.

이렇게 볼 때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중소기업의 애로점을 파악하고,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주는 게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모두 살리고, 소비를 활성화해 경제까지 회복시키는 길이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중소기업의 일로만 여겨선 안 된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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