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알리와 테무, 한국 소비자 가볍게 봐선 안 된다
[김병호 칼럼] 알리와 테무, 한국 소비자 가볍게 봐선 안 된다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4.04.08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시장 진출로 쿠팡 등 한국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판매 가격이 저렴해서 국내 이용자들이 몰리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가 자본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나오자 국내에선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국내 업체가 중국 업체의 배송 업무를 대행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다. 중국 업체들에게는 ‘돌발 악재’인데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는 게 입증됐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판매하는 초저가 장신구를 검사했더니 발암물질이 수북이 묻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본부세관은 8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장신구 성분을 분석한 결과, 404개 제품 중 24%인 96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카드뮴과 납이 발견된 것이다.

이들 제품은 평균 금액이 배송료 포함 2000원 정도인데 국내 안전 기준치보다 최소 10배, 최대 700배에 달하는 카드뮴과 납이 검출돼 충격을 줬다. 이를 품목별로 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관련 제품이 48개씩이었고 종류별로는 귀걸이 47개, 반지 23개, 목걸이 10개, 발찌 8개 순이었다.

오염 현황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반지는 카드뮴이 기준치의 700배, 귀걸이는 410배, 팔찌는 310배, 발찌는 150배가 초과 검출됐다. 테무의 헤어핀은 카드뮴이 기준치의 410배, 귀걸이는 290배, 반지는 240배가 검출됐고 발찌에서는 납이 기준치를 280배를 초과했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납은 중독되면 신장, 중추신경과 소화계 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뮴은 중독 시 호흡·신장·소화계 질환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인천세관은 경고했다.

발암물질이 들어간 제품에 대해 인천세관은 알리와 테무에 판매 중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유해 성분이 검출된 제품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통관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발암물질이 이들 제품에서만 나온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천, 수만 가지의 제품이 팔리는 데 이 중에도 발암물질이 포함된 게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단지 이번에 초저가 장신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을 뿐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카드뮴과 납이 발견되면서 최저가 제품이라 좋다는 이미지를 상당 부분 까먹었다고 봐야 한다. 값이 아무리 싸도 발암물질이 발견된 게 밝혀진 이상 소비자들이 지금처럼 몰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같은 물건이라면 싼 것을 선택한다. 지금처럼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을 때는 한 푼이라도 싼 것을 고르게 마련이다. 이런 점을 이용해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한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한국인이 싼 것을 좋아하는 것 같지만, 건강을 해치는 물건을 가격이 싸다고 해서 무조건 구입할 정도로 어리숙하지는 않다. 특히 어린이와 관련된 제품, 피부에 닿는 제품은 발암물질이 나온다면 절대로 사지 않는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저가 공세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건강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스스로 알아서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에 건강에 해로운 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한국 소비자를 우습게, 가볍게 봐선 안 된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만리재로 14 르네상스타워 1506호
  • 대표전화 : 02-586-8600
  • 팩스 : 02-582-8200
  • 편집국 : 02-586-8600
  • 광고마케팅국 : 02-586-86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남현
  • 법인명 : (주)데일리경제뉴스
  • 제호 : 데일리e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5140
  • 등록일 : 2018-04-25
  • 발행일 : 2018-05-01
  • 대표이사/발행인 : 김병호
  • 편집인 : 정수성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김병호 02--586-8600 dailyenews@naver.com
  • 데일리e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데일리e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e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