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개 카드에서 부정사용 확인··· 금융회사 피해 전액 보상
[데일리e뉴스= 천태운 기자] 가맹점 구형 카드 결제단말기(POS)를 통해 57만개에 달하는 금융회사의 카드 정보가 유출돼 금융당국이 대응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카드번호를 금융회사에 즉시 제공했다.
금감원은 국민·신한카드 등 해당 15개 금융회사는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를 통해 점검한 결과 카드 부정사용이 일부 있었으나 전액 보상했고 소비자 피해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달 9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모(41) 씨로부터 압수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다량의 카드 정보를 발견하고 금감원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중복되거나 유효기간 경과분 등을 빼고 이씨가 얻어낸 유효카드 수는 모두 56만8000개로 확인됐다.
전부 2017년 3월 이전에 발급된 카드로, USB에는 신용·체크카드의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이 담겼다. 비밀번호나 CVC(카드 유효성 검사 코드·뒷면 3자리 숫자), 주민등록번호는 없었다.
이번에 발견된 카드 정보는 이씨의 진술, 과거 범행 방식과의 유사성을 고려할 때 POS 단말기를 통해 도난된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2014년 4월에도 POS에 악성 프로그램을 심어 신용카드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복역한 전력이 있다.
단 어느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는지, 어떤 경로로 유출됐는지, 도난 카드 정보가 더 있을지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힐 사항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사건 발생 인지 직후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의 가동을 강화하는 등 긴급조치를 시행했다.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카드번호를 금융회사에 즉시 제공했다.
해당 15개 금융회사는 FDS 등을 통해 이상징후가 감지되면 소비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승인을 차단하고 있다.
FDS를 통해 점검한 결과, 최근 3개월간 유출된 카드 56만8000개 가운데 64개(0.01%)에서 약 2475만원이 부정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번 도난 사건으로 인한 것은 아닌 것으로 금감원은 파악했다.
다만 이 부정 사용 건에 대해서도 금융회사가 피해를 전액 보상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해킹, 전산장애, 정보 유출 등 부정한 방법에 따른 카드 피해는 금융회사가 보상한다.
권민수 신용정보평가실장은 "통상적으로 전체 유통 카드량 대비 FDS로 탐지되는 (부정 사용) 수준이 0.02∼0.03% 수준인데 이번에는 0.01%에 불과하다"며 "금융회사의 통계적 경험상, 그리고 FDS 담당자의 정성적 판단에 따르면 이번 도난에 따른 이상 거래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밀번호와 CVC 등이 빠져나가지는 않았지만,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금감원은 각 금융회사에 카드 교체 발급 및 해외 거래 정지 등록 등을 조치할 것을 권고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경찰·금감원·카드사 등의 사칭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