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광용 에콜그린텍 대표 "옥수수 플라스틱으로 환경오염 막을 것"
[인터뷰] 이광용 에콜그린텍 대표 "옥수수 플라스틱으로 환경오염 막을 것"
  • 전수영 기자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20.01.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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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하며 환경에 대한 관심 높아져
아버지로부터 기술력과 제조 노하우 배워
수요 증가에도 국내엔 원재료 생산업체 無
많은 이슈에도 친환경 시장은 아직 미지근
지난 7일 인천광역시 남동공단에 위치한 에콜그린텍에서 만난 이광용 대표. 이 대표는 아직 20대지만 친환경 기업의 선두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있었따.  (사진=전수영 기자)
지난 7일 인천광역시 남동공단에 위치한 에콜그린텍에서 만난 이광용 대표. 이 대표는 아직 20대지만 친환경 기업의 선두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있었따. (사진=전수영 기자)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콧구멍에 빨대가 박혀 괴로워하는 물범, 미세플라스틱으로 잔뜩 배가 부풀어 오른 물고기. 작은 유빙에 실려 내려가는 북극곰을 보며 사람들은 아파한다. 이 모든 것이 사람이 편의를 위해 만든 제품으로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플라스틱은 인류에게 획기적인 발명품이지만 지구환경에는 치명적인 살인무기다.

최근 들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가운데 옥수수에서 추출한 전분을 가공한 PLA(Poly Latic Acid)를 이용해 플라스틱 대체재를 만들고 있는 이가 있다. 아직 스물아홉 살밖에 되지 않는 이광용 에콜그린텍 대표다. 사업가이자 환경파수꾼이 그의 얘기를 듣기 위해 지난 7일 인천광역시 남동공단을 찾았다. 깨끗하게 잘 정리된 사무실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사무실 안에는 온갖 시제품과 함께 재료들이 가득했다.

Q. 생각보다 앳돼 보인다. 어떻게 해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말씀해 달라.
- 1992년생으로 올해 스물아홉 살이다. 2017년도에 대학을 졸업한 후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했고 2019년도에 사업자등록을 내고 사업을 시작했다. PLA에 관심을 두게 된 건 대학교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했는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터라 자연스럽게 플라스틱에 집중하게 됐다. 그러면서 플라스틱이 꼭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일까 생각을 했고, 환경에 이로운 플라스틱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다. 2017년 환경에 대한 이슈가 전 세계적으로 터졌을 때부터 조금씩 준비를 하게 됐다.

Q. 사업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후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이른 나이에 제조업을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자료가 많지 않았다. 해외자료랑 국내자료 모두 찾아봤는데 아쉽게도 국내자료는 거의 없었다. 처음에 국내자료 위주로 찾아보다가 한계에 부딪히면서 해외자료를 찾아봤다. 하지만 세세한 내용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자료를 찾기보다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직접 부딪쳐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장은 활성화되지 않았고, 정보도 없었기에 직접 (사업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Q. 자본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 개인적으로 마련한 돈과 기술력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Q. 투자처에서도 투자를 하면서도 반신반의했을 것 같다.
- 당연히 그랬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기반이 되는 기술력과 노하우는 이미 아버지께 배웠고, 환경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과감하게 투자를 요청했다.

Q. 옥수수로 종이를 만들고 플라스틱과 같은 제품을 만든다는 게 이해가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다. 제조 과정을 설명해달라.
- 우선 옥수수에서 전분을 추출한다. 그리고 그 전분을 포도당화하고, 포도당으로 젖산 발효를 한다. 바로 그 젖산이 PLA의 기본이 된다. 젖산고분자물질이다. 젖산으로 고분자중합을 하게 되면 만들어지는 게 PLA다. 그리고 난 후 컴파운딩 공정을 통해 제품을 만든다. 각 제품에 따라 물성(物性)이 다르다. 그릇은 그릇대로, 부직포는 부직포대로 저마다의 물성을 갖게 되는데 그 작업이 컴파운딩 작업이다.

옥수수로부터 원료가 추출돼 분해되기까지의 단계별 표본. (사진=전수영 기자)
옥수수로부터 원료가 추출돼 분해되기까지의 단계별 표본. (사진=전수영 기자)

Q. PLA가 일반적인 플라스틱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가.
일반 플라스틱은 썩는 데 몇백 년이 소요된다. 하지만 PLA로 만든 제품을 퇴비화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 퇴비화의 조건인 온도 60도·습도 80%에 미생물이 활성화된다. 이 상태가 유지되면 3개월 50%, 6개월 90% 이상 퇴비화된다. 자연상태에서 썩고 환경 피해가 없어서 친환경적인 물질이라 할 수 있다.

Q. 전분을 추출하는 곡물은 여러 가지일 텐데 옥수수를 택한 이유가 있나.
- 옥수수 외에도 녹말이 나오는 것으로는 곡물이라면 어떤 것이든지 PLA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옥수수는 다른 원료에 비해서 생산주기가 짧다. 1년에 2~3번 수확을 할 수 있다. 그만큼 원재료 확보가 쉽다.

Q. 원가변동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 않나.
- 가장 흔한 곡물이 옥수수다. 소비보다 생산이 많은 곡물인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열풍이 불면서 수급이 과도기인 것 같다. 제품 생산량 대비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원료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 괜찮지만 머지않아 오를 것으로 보인다.

Q. 원료는 어디서 수급하고 있나.
- 현재 에콜그린텍은 원재료부터 가공하지는 못하고 있다. PLA 레진(Resin) 단계 물질을 중국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을 하고 있다.

Q. 향후 원재료부터 생산할 계획이 없나.
- 원재료 가공부터 했으면 좋겠지만 중소기업이 손댈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설비에만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이 들기도 한다. 현재로서는 수입제품 가격을 맞히기 힘들다. PLA 시장이 커지게 되면 누군가는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국내에서 대형 업체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Q. PLA 레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했는데 중국 외 어느 나라에서 PLA 레진을 생산하고 있나.
- 중국 외에도 미국과 태국에서도 PLA를 생산하는 곳이 있다. 가장 큰 곳은 미국이다. 에콜그린텍도 미국 것을 사용하다가 중국 것으로 바꿨다. 중국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유전자변형을 하지 않은 옥수수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GMO에 대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ON GMO가 더 친환경적이라 생각한다. 옥수수 생산 과정에서 화학원료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 현재 국내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PLA란 단어도 여전히 생소하다. 사람들이 이제 막 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PLA 원료로 만든 제품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 GMO, NON GMO 문제가 이슈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Q. 정부가 친환경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도움이 많이 되는지.
- 아직 실질적으로 와닿지는 않았다. 본격적인 정책이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초반이고, 정부도 정책 시행 초반이어서 시간이 지나면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대표적 제품은
- 빨대, 건식 수세미, 건식 클렌징 패드, 티백 등이 있다. 캠핑 또는 야외활동 시 설거지를 위해 수세미를 많이 들고간다. 기존 수세미는 세정제 따로, 수세미 따로 챙겨야 하지만 저희 에콜그린텍 건식 수세미는 PLA 부직포 안에 세정제가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물을 묻혀 그냥 사용하면 된다. 집에 갈 때 수세미를 챙기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려도 생분해가 빨리 되기 때문에 환경에 주는 부담이 거의 없다. 1회용 제품으로 인한 환경 파괴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티백 또한 100% PLA로 만든 부직포를 이용한다. 아무래도 식품과 직접 닿는 제품이기 때문에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진행 결과 아무 이상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미세 플라스틱이 이슈인데 티백의 미세 플라스틱 보도 이후 문의가 굉장히 많다.

PLA를 원료로 만들어진 에콜그린텍의 제품.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빨대, 클랜징 패드, 티백, 건식 수세미. (사진=에콜그린텍)
PLA를 원료로 만들어진 에콜그린텍의 제품.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빨대, 클렌징 패드, 티백, 건식 수세미. (사진=에콜그린텍)

Q. 올해 목표액은 얼마 정도인가.
- 올해 목표는 매출액 20억원이다. 지난해는 처음 시작했던 터라 제품 개발에 신경을 많이 썼다. 2020년에는 지난해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실질적인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겠다. 오픈마켓에서 빨대를 판매하고 있는데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나 육아를 하는 엄마들한테 반응이 있다. 인식이 개선되면서 적극적으로 찾아준다. 그런 분들에게 감사하면서도 놀랍다.

Q. 올해 계획하고 있는 신제품은 뭐가 있나.
- 드립커피의 거름망, 캡슐커피 용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조만간 신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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