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이 지났지만"··· 반일 감정 지속으로 여전히 울상 '항공업계'
"반년이 지났지만"··· 반일 감정 지속으로 여전히 울상 '항공업계'
  • 최형호 기자 rhyma@dailyenews.co.kr
  • 승인 2020.01.15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 대한항공 제외한 나머지 적자전환
인수합병 재편 불가피··· 항공업계 질서 잡아주는 계기 될 수도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 규제를 단행한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본 보이콧 운동은 지속되고 있고, 항공업계도 실적 부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 규제를 단행한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본 보이콧 운동은 지속되고 있고, 항공업계도 실적 부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최형호 기자]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 규제를 단행한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한국인들의 반일 감정은 여전하고, 일본 보이콧 운동으로 일본 관광객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일본 여행객이 전년에 비해 많아질 것이란 전망에 일본으로 가는 여객기를 늘린 항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관광 보이콧 영향으로 항공업계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것이다.

올해 상황도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본 여행객 감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고 있고, 이 타격으로 항공업계는 2007년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기업 간, 항공사 간 인수합병 등 일본 보이콧 운동 확산으로 대대적인 재편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다만 업계는 인수 합병 등 재편 전망이 무분별한 경쟁으로 레드오션 상황에 직면한 항공업계의 질서를 잡아주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표한 '2019 노선 이용객' 자료를 보면 인천공항 기준 일본 노선 이용객은 1185만명으로 전년 1342만명에 비해 11.7% 줄었다.

지난해 7월 수출 제한 조치 이후 8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했는데, 8월 19.5%. 9월 29.2%, 10월 38.9%, 11월 39.5%, 12월 37.4% 줄었다.

문제는 올해 항공업계가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낮다는 데 있다. 9월까지 감소세가 20%에 머물렀지만 10월부턴 감소세가 40% 가까이 육박했기 때문.

여객기를 늘려가며 일본 노선을 확대한 항공사들이 올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이유였다는 게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계속된 일본 여행객 수 감소로 인해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을 축소하고 중국, 동남아 등 여객기를 늘리는 추세지만 일본 노선 축소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지름길이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일본 노선 의존율이 전체 42.7%에 달한다.

한국공항공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8개 항공사가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공급 축소에 나선 노선은 78개였다.

티웨이항공이 15개로 가장 많았고 ▲대한항공 14개 ▲이스타항공 12개 ▲에어부산 10개 ▲제주항공과 진어에 9개 ▲에어서울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5개, 4개로 나타났다. 

일본 관광객 감소는 항공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7개 항공사가 모두 지난 3분기 적자로 돌아선 것. 유일하게 흑자를 낸 대한항공 영업이익도 1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했다.

LCC 항공사들은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진에어는 영업손실 102억원, 에어서울 80억원대, 실적 공개를 하지 않은 이스타항공은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일본 관광객 감소가 지속되면 10년 전 금융위기 때보다 더욱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항공사들은 일본노선 감소의 충격완화를 위해 중국, 동남아 등 대체노선을 투입했고 심지어 중·장거리로 노선 확대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실적 개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 업계 대체적인 평가다.

오히려 적자에 허덕이며 존폐 위기에 처한 일부 항공사들은 이번 일본 보이콧 운동을 통해 기업 간, 혹은 항공사 간 인수합병으로 생존 돌파구를 찾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했고,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대형항공사(FSC) 반열에 오른 바 있다.

올해 항공업계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 인수합병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계 업계 중론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한창인 티웨이항공은 사실상 존폐위기에 몰렸다"며 "항공사 경영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들이 많은 만큼 올해 인수합병 이슈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항공업계가 비록 올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B737-800기를 보유하고 있는 등 기반적인 측면에선 잘 갖춰졌다"며 "차별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선두 기업과 인수합병이 이뤄진다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하며 안정적인 경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만리재로 14 르네상스타워 1506호
  • 대표전화 : 02-586-8600
  • 팩스 : 02-582-8200
  • 편집국 : 02-586-8600
  • 광고마케팅국 : 02-586-86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남현
  • 법인명 : (주)데일리경제뉴스
  • 제호 : 데일리e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5140
  • 등록일 : 2018-04-25
  • 발행일 : 2018-05-01
  • 대표이사/발행인 : 김병호
  • 편집인 : 정수성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김병호 02--586-8600 dailyenews@naver.com
  • 데일리e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데일리e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e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