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자원 손실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선 3840억 달러(495조82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오는 7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진행되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제15차 당사국총회(UN CBD COP15)'를 앞두고 최근 '유엔환경계획 보고서'를 발간, 이를 통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UNEP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자연기반 해법(Nature Based Solutions, NBS)'으로 불리는 수질, 공기, 토지, 공기와 야생 등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 1540억달러(199조)가 지출되고 있으며 향후 3840억달러 수준까지 높여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공공부문 투자가 3~7배가량 높게 나타났으며 해당 자금의 상당부분을 자연기반 해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보 멀더 UNEP 기후금융부장은 "토지오염, 기후와 자연 세 가지의 위협을 모두 이겨내려면 현재 규모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세계 GDP의 약 50%가 건강하고 잘 작동하는 생태계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UNEP가 강조한 자연기반 해법은 기후변화 및 인간에 의한 도시화로 발생하는 문제를 자연 기반으로 한 기법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생태계 보호와 지속가능한 관리 및 복원을 통해 기후변화, 식량, 물 재해위험, 건강, 생물다양성 등 사회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동시에 인류복지와 생물다양성 혜택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연을 기반으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회복 탄력성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옥상녹화와 녹화벽, 자연적인 빗물순환관리, 도심 녹지공간 조성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자연기반 해법이 점차 중요도가 높아지는 것에는 단순히 자연파괴 때문만이 아니다.
늪지와 삼림 등은 이산화탄소 흡수원 큰 역할을 하기도 하며 다른 지역 역시 생물다양성 보존 및 복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며 자연손실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자연손실은 다시 기후위기를 촉진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에 유엔은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10년을 '상처받은 지구 치료기간'으로 정해 대규모 복원사업을 추진할 준비를 마쳤다. 해당 복원사업이 실현될 경우 총 3억5000만 헥타르(ha)의 토지를 복원해 대기로부터 13~26기가톤(Gt)의 온실가스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연기반 해법을 기반으로 한 자연환경 복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투자 규모는 아직까지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 UNEP는 보고서를 통해 자연기반 해법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
UNEP는 투자금액을 늘리는 것과 함께 민간 분야에서의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자연기반 해법에 대한 정부 투자 비중은 83%, 민간 비율보다 약 4배 이상 많다. 이어 UNEP는 민간 영역에서 실행 중인 넷 제로와 네이처 포지티브를 결합해 투자 규모 확대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해양 생태계에 대한 투자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다는 직 표면 중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기 중 열과 탄소를 흡수해 기후위기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희귀생물을 비롯한 다양한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어 세계자연기금은 바다의 연간 GDP 규모를 2조5000억 달러(약 3238조), 자산 가치는 24조 달러 이상으로 측정하고 있기도 하다. 해양의 친환경적 가치가 높은 것과 달리 자연기반 해법 전체 투자액 중 9%만이 해양환경 개선에 투입되고 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제15차 당사국총회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제15차 당사국총회는 2년마다 전 세계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논의로, 지난해 10월 중국 쿤밍에서 1부 회의를 진행했다. 2부는 코로나19로 인해 1년 늦게 개최되며 개최지 또한 캐나다 몬트리올로 변경됐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