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을 포함한 IT기기가 다양해짐에 따라 폐기된 전자제품의 재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PC 등에 담겨있는 귀금속 및 희토류를 회수해 새로운 기기 제작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중고폰을 반납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폰은 금, 은, 구리, 아연, 갈륨 등을 포함해 약 30가지의 원소와 희토류를 포함하고 있다.
희토류는 타 물질보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첨단 기술 분야에서 자주 사용된다. 전기차, 배터리, 디스플레이는 물론 다양한 전자제품에는 반드시 들어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금과 은 같은 전도도가 높은 물질도 자주 사용된다.
문제는 이렇게 다양한 광물을 포함하고 있는 전자제품들이 사용 후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유엔 산하 연구기관인 유엔대학(UNU)은 2019년 기준, 전 세계 전자폐기물이 53.6톤 발생했으며 2030년에는 74톤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폐기물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산업 구조의 변화로 인해 이전보다 신제품 출시 일정이 빨리지고 다양화되는 것을 꼽히고 있다.
실제 2014년, 전자제품 시장 소비자 희망 사용 주기는 ▲TV 7.5년 ▲노트북·넷북·랩톱 컴퓨터 5.5년 ▲스마트폰 4.6년이었으나 최근에는 컴퓨터는 3~4년 주기로 교체하고 스마트폰은 2년으로 짧아졌다.
반면 전자제품의 재활용률은 떨어진다.
CNN이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4년 배출 절차에 맞게 수거되고 재활용된 전자폐기물은 7.5톤이었으나 2019년 재활용된 전자폐기물은 9.3톤으로 1.8톤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교체 주기를 재활용이나 폐기물 처리 속도가 맞추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광물 자원의 고갈도 주요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희토류는 이미 다수의 분야에서 사용되어온 만큼 다음 세기 고갈 자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전자 폐기물 재활용'이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일본 정부가 주도 하고 있는 재활용 정책이 있다. 일본 정부는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PC 등 전자제품 폐기물에서 귀금속 및 희귀 금속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정책을 전면 추진 중이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는 도시 거주민들의 생활 가전에서 금속을 채취한다는 뜻으로 '도시 광산'으로 불리고 있으며 유명 편의점 체인 등이 동참해 기기 반납 시 할인 쿠폰을 증정하며 적극 참여 중이다.
기업 중에서는 애플이 전자 폐기물 재활용을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애플은 폐기된 아이폰을 수거해 알루미늄, 플라스틱, 희토류로 분류하고 이를 신제품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애플은 시간당 200대의 폐기된 아이폰에서 원소를 추출할 수 있는 아이폰 분해 로봇을 개발했다.
회사 측 주장에 따르면 시간당 200대의 폐기된 아이폰에서 원소를 추출할 수 있는 아이폰 분해 로봇을 개발, 아이폰 1톤 당 150톤 분량의 금광석과 구리 광석에서 얻을 수 있는 원소들을 회수 중이다.
국내에서도 폐전자제품 재활용을 위한 기업 활동이 확대되고 있다.
효성은 2014년부터 교체되거나 재활용, 폐기대상인 컴퓨터와 모니터의 재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효성은 이를 중증장애인 일자리창출 사회적기업인 '에덴복지재단'에 기증해 재활용 및 분해 작업에 중증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효성이 기부한 전산불용품은 2022년 6월 기준, 약 8300대에 달한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민팃도 폐전자제품 재활용의 대표 주자다.
민팃은 지난 2019년, 국내 최초 인공지능 기반 중고폰 매입기 '민팃ATM'을 도입하며 모바일 기기 재활용을 진행 중이다.
민팃ATM은 AI를 기반으로 가격을 산정해 현장에서 매입하고 매입 후에는 개인정보를 완전히 삭제해 정보 노출 우려로 중고폰 거래에 참여하지 않던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