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선 얼마가 있어야 부자 소리 듣고, 실제 부자는 몇 명이나 될까. 부자는 어떻게 돈을 모으고 어디에 투자하는 것을 좋아할까. 자산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모두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부자보고서가 답을 말해준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 수는 45만6000명인데 전년보다 3만2000명인 7.5%가 늘어났다. 은행, 보험, 증권에 있는 돈이 10억원을 넘는다니 부러운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들 재산가는 서울에 20만7000여명, 경기 10만700여명, 인천 1만4200여 명 등 수도권에 70.6%인 32만2000여 명이 거주한다. 다음은 부산 2만8500명, 대구 1만9400명, 경남 1만1600명, 대전 9700명, 광주 8300명 등이다.
이들은 2747조원의 금융자산과 2543조원의 부동산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부동산 재산이 훨씬 많은 데 비해 부자는 금융재산이 조금 많다. 금융과 부동산을 다 보유한 걸 보면 고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들은 부자의 기준을 어디쯤 맞출까. 이들은 금융, 부동산 등 총자산이 100억원을 넘어야 부자라고 여긴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매달 총소득 중 700만 원 이상을 저축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에서 진정한 부자 소리를 들으려면 총자산이 100억원은 돼야 한다는 응답자가 26.7%, 50억원 14.0%, 200억원 이상 10.7%였다. 부자의 기준은 2021년 70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이 됐다. 올해 연말에는 150억원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현재의 자산을 모으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사업소득이 31.0%로 가장 많고, 근로소득은 11.3%였다. 사업소득은 기업경영 등 사업을 의미하고, 근로소득은 월급인데 부자는 기본적으로 사업을 해서 돈을 벌거나 고임금 봉급자들이다.
부자들은 종잣돈을 8억원으로 본다. 8억원을 모은 나이는 평균 42살이다. 투자 방법은 주거용 주택. 쉽게 말해 아파트 등 주택을 사고팔아 차익으로 돈을 벌었다고 볼 수 있다. 42살에 8억원을 모아 주택에 투자했다니 투자 귀재들이다.
부자들에게 재미있는 질문을 했다. 내년에 투자를 더 한다면 어디에 투자할지 물었는데 금융자산에 투자한다면 예·적금과 주식이라고 했다. 예·적금은 고금리로 수익을 낼 수 있고, 주식은 증시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다. 기본적으로 돈이 있는 사람들의 재테크다.
부자들의 목표 금액은 평균 122억원으로 조사됐다. 현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122억원을 모으겠다는 것인데 보통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는다. 주변에는 현금이 1억원만 있어도 엄청난 부러움을 사는데 한 해에 9000여만원의 여유자금이 쌓인다니 대단하다.
부자 중에는 자립해서 돈을 모은 사람도 있고,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아 이를 불린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수단과 방법은 다르지만, 부자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은 부러움을 살만하다.
이 칼럼을 읽는 독자들도 올해 부자의 꿈을 꾸었을 텐데 얼마나 성과가 있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모두가 꿈을 꾸지만,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없는 게 부자 되는 것이다. 부자를 부러워 만하기보다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 연구하는 게 부자 되는 길이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