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몽구·신동빈의 같은 듯 다른 등기이사 사임
[데스크 칼럼] 정몽구·신동빈의 같은 듯 다른 등기이사 사임
  • 전수영 기자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20.02.20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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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영 경제산업부장.
전수영 경제산업부장.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각각 현대자동차와 롯데호텔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두 사람의 등기이사직 사임을 놓고 그룹의 설명이 사뭇 다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임을 두고 그룹에서는 등기이사직은 내려놓지만 회장으로서 역할은 지속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회장이 정상적으로 회장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병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이후 신년회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 게다가 아들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경영에서 성과를 내고 있어 정 회장이 비록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지만 회사 운영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너 일가 중 누구도 등기이사에 있지 않게 돼 책임경영이란 측면에선 분명 지적이 있겠지만 정 수석부회장이 머지않은 시간 안에 경영승계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 이 같은 지적도 이른 시일 안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공식석상에 몇 년째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기존 자동차 제조 업체에서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어가는 선도업체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12월 31일자로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기존 5인 체제에서 4인 체제로 4인 체제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롯데는 ‘책임경영 강화’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관련 대법원 상고심에서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이 때문에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의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신 회장 본인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지만 미등기 임원직은 유지할 것이란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병환으로, 신 회장은 법원의 결정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정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고도 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반면 신 회장은 비등기이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영 전반을 관장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비등기이사는 경영에 책임이 없다.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는 있겠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정한 책임경영인지 되묻고 싶다.

그동안 국내 오너 일가 중에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고 회사를 경영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은 계속돼 왔다. 책임경영의 의지가 있음을 등기이사에 올라 주주들의 감시와 견제를 받으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이며, 일부 계열사에서만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경영은 구성원과 주주 그리고 사회에 대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책임을 지기 위한 방법은 법으로도 규정돼 있다. 등기이사는 아니면서 회장으로서 역할만 한다는 것은 반만 옳다. 불가항력으로 등기이사에 오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런 상황을 만든 책임 또한 본인이 져야 한다. 총수들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는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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