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 체결··· '기회'와 '위험'은?
HDC현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 체결··· '기회'와 '위험'은?
  • 최형호 기자 rhyma@dailyenews.co.kr
  • 승인 2019.12.28 1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채율 뚝 '경영정상화'는 장점··· 리스비용 경감‧노선확대는 '숙제'
현산은 27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사진=연합뉴스)
현산은 27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e뉴스= 최형호 기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현산)이 아시아나를 품었다.

현산은 27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창립 31주년인 올해 금호그룹에서 HDC그룹으로 둥지를 옮긴다. 인수 대상에는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등도 포함됐다.

재무건전성 회복··· 부채율 300%대로 '뚝'

현산은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했다. 구주 인수 가격은 주당 4700원을 적용했다.

아울러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보통주식(신주)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현산은 총 인수금액(2조5000억원) 중 구주와 신주를 포함해 2조101억원을 들여 아시아나항공 지분 약 61.5%(변동 가능)를 확보하게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투자자(FI)로 4899억여원을 부담해 약 15%의 지분을 보유할 계획이다.

이 자금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된다. 이러면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조1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현재 807.6%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306.8%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비용 또한 연 1104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산은 아시아나의 재무를 안정화를 이룬 후 노선을 확대하고, 낡은 비행기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개선작업을 우선 시작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산이 유상증자를 통해 실탄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만큼 범현대가의 지원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미 현산은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 항공 물류 기능이 필요한 범현대 계열사들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은 내년 4월까지 국내외의 기업결합 신고 등 모든 인수 절차를 차질없이 마무리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산 관계자는 "신규계약을 체결한 만큼 즉시 인수 작업에 착수해 HDC그룹과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빨리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현산의 이번 계약 체결로 아시아나항공의 빠른 재무 건전성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기존 주주 가치의 희석은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항공업계는 현산의 이번 계약 체결로 아시아나항공의 빠른 재무 건전성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기존 주주 가치의 희석은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 체질개선엔 상당한 시간 소요

항공업계는 현산의 이번 계약 체결로 아시아나항공의 빠른 재무 건전성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기존 주주 가치의 희석은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내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이 회복되려면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회복이 우선 이뤄져야 하는데 체질 개선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노선 확보도 현산에겐 숙제로 남았다. 현재 대한항공은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인 노선이 50%에 육박하는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35%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매출의 50%에 육박하는 중국 외 단거리 노선에서 국내외 저비용항공사(LCC)와 경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노선 확대 등의 자구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노선 확보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현산이 노선 확보를 기다릴 만큼의 자금 또한 확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선 확대는 광범위한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노선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 또한 요구된다"며 "결국엔 시간 싸움인데 아시아나항공이 이런 기반을 닦아놨다면 상대적으로 시간이 덜 소요되겠지만 아직까진 아시아나항공이 이런 노하우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선확보에 따른 자금이 필요한 상황인데 현산은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이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금융리스 변경도 현산에겐 숙제로 남았다.

현재 대한항공은 여객기와 화물기를 포함해 168대의 비행기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절반 수준인 85대의 항공기를 운용 중에 있다. 그럼에도 올해 3분기 매출에서 대한항공은 흑자를 낸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적자 폭이 오히려 더 커졌다. 이런 차이가 발생한 데는 비행기 리스비에 대한 부담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금융리스를 선호해왔기 때문에 운용 리스가 전체 항공기의 20% 미만인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운용 리스 비중은 63%에 달한다.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는 항공기의 장기 임대 계약 방식이다. 금융 리스는 리스사가 항공기 구입비를 항공사에 대출해주고 리스 기간 종료 후 항공사가 항공기의 소유권을 이전 받게 되는 구조인데, 사실상 할부 구매와 같다. 

반면 운용 리스는 이용 기간 동안 임차료를 지급하는 임대 계약이다. 리스 기간이 종료되면 대부분 항공기를 반납한다. 올해 초 회계기준 변경으로 운용 리스 역시 금융 리스와 같이 재무제표에 사용권 자산과 리스 부채(향후 지급해야 할 임차료의 현재가치)를 인식하게 됐으며 기존 임차료 대신 감가상각비와 리스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을 반영하게 됐다. 

이를 계산해보면 3분기 누계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리스부채 이자비용은 1283억원, 대한항공은 453억원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의 리스 부채 이자율(연율 4.0% 수준)은 대한항공(0.7% 수준)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운용 리스가 금융 리스보다 항공사에 그만큼 고비용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이를 현산이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결국엔 리스 방법을 바꿔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리서치 연구원은 "높은 운용 리스 의존도는 여전히 영업비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운용리스는 리스 기간 종료 후 항공기 반납 시 정비 의무가 있기 때문에 반납보상금이 반영된다"고 했다.

즉 대한항공은 매출액 대비 정비 비용 비중은 4% 내외(자체 정비비 기준 3% 미만)인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7% 이상이다. 즉 정비비만으로 3% 이상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정비 비용은 반납보상금뿐 아니라 항공기 노후화에 따른 잦은 정비 역시 주요한 배경이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결국엔 노후화 된 비행기를 빠른 시일 내에 교체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방 연구원은 "현산은 향후 아시아나의 신기종 항공기를 금융리스로 도입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면서도 "아사나의 현재 운용 리스 계약 기간은 평균 5년 이상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2021년까지는 운용리스로 확정됐기 때문에 그 만큼 비용도 현산이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만리재로 14 르네상스타워 1506호
  • 대표전화 : 02-586-8600
  • 팩스 : 02-582-8200
  • 편집국 : 02-586-8600
  • 광고마케팅국 : 02-586-86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남현
  • 법인명 : (주)데일리경제뉴스
  • 제호 : 데일리e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5140
  • 등록일 : 2018-04-25
  • 발행일 : 2018-05-01
  • 대표이사/발행인 : 김병호
  • 편집인 : 정수성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김병호 02--586-8600 dailyenews@naver.com
  • 데일리e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데일리e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enews@naver.com
ND소프트